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싱거운 승부였다. 현대모비스는 일반적으로 라건아의 팀으로 인식되지만, 이날은 달랐다. 섀넌 쇼터는 너무나도 강렬했다.
쇼터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위력적이다. 일단 현대모비스가 추구하는 빠른 트랜지션에 적합한 외국선수다. 빠른데다 상체의 파워도 상당히 좋다. 힘으로 밀고 들어가는 속공 마무리가 상당히 위력적이다.
세트오펜스도 좋다. 큰 스텝을 밟고 치고 들어간 뒤 미드레인지에서 던지는 뱅크슛, 페이드어웨이슛이 상당히 정확하다. 슛 거리가 긴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3점슛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팀 오펜스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라건아, 이종현, 함지훈과의 연계플레이가 시즌을 거듭할수록 좋아진다.
수비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2~3번 수비는 물론, 4번 수비까지 커버 가능하다. 한 마디로 현대모비스에선 가치가 상당히 크다. 타 구단 한 관계자는 "올 시즌 단신 외국선수 중 최고의 파괴력을 지녔다"라고 평가했다.
13일 오리온과의 원정경기. 현대모비스는 2쿼터에만 31-12로 크게 리드하며 전반에 사실상 경기를 끝냈다. 쇼터는 2쿼터에 시도한 5개의 야투를 모두 집어넣었다. 자유투 2개 역시 모두 넣었다. 100% 공격성공률.
오리온의 2쿼터 실책은 단 3개였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날 오리온의 야투율이 굉장히 떨어졌다. 1쿼터에 현대모비스의 실책이 무려 7개. 그럼에도 오리온이 경기를 장악하지 못했다. 라건아, 이종현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고, 제공권에서 큰 차이가 났다. 현대모비스는 2쿼터에 리바운드를 잡은 뒤 쇼터가 전개하는 얼리오펜스, 속공의 위력이 너무나도 빼어났다. 오리온이 미처 수비포지션을 잡을 시간이 없었다. 1~2년 전부터 공격횟수를 늘리고, 빠른 트랜지션을 강조한 유재학 감독의 변화가 쇼터에 의해 완성되는 느낌.
오리온은 기본적으로 높이가 낮다. 대릴 먼로도 4번 스타일이다. 5번 수비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나마 1쿼터 막판 박상오가 라건아를 잘 막았으나 2쿼터에 라건아 제어가 되지 않았다. 먼로가 라건아를 수비하고 최진수가 이종현을 막으면 사실상 쇼터를 제어할 선수가 없다. 김강선, 박재현으로 쇼터를 막는 건 불가능했다.
결과적으로 라건아를 1쿼터 중반에 투입하면서 체력을 세이브한 것도 현대모비스로선 성공이었다. 반대로 오리온은 라건아가 없던 1쿼터 초반에 먼로를 앞세운 특유의 팀 오펜스가 되지 않은 게 뼈 아팠다. 쇼터의 2쿼터 12점으로 사실상 경기는 끝났다. 너무나도 강렬했다.
오리온은 3쿼터 초반 추격에 나섰다. 10점 내외로 좁혔다. 그러나 야투부진, 리바운드 열세, 수비 응집력 부족으로 다시 스코어가 20점차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후는 거대한 가비지타임. 유재학 감독은 경기종료 4분38초전 라건아를 빼면서 다음경기를 대비했다. 라건아 대신 투입된 쇼터는 마지막까지 오리온을 몰아쳤다.
한편, 현대모비스 양동근이 3쿼터 3분10초전 쇼터가 공격에 실패한 뒤 쓰러지자 일으켜주러 우측 코너로 가다 미끄러지며 다리를 다쳤다. 땀을 제대로 닦지 않은 듯했다. 승패에 영향은 주지 못했지만, 현대모비스로선 이대성이 종아리부상으로 결장한 상황서 양동근의 부상은 찜찜하다.
[쇼터.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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