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저조한 야투율. 그럼에도 삼성생명이 5연승에 성공했다.
여자프로농구는 기본적으로 남자프로농구보다 야투율이 떨어진다. 슈팅 기술자체가 미흡한 선수가 수두룩하다. 자연스럽게 경기 스케줄에 따른 체력과 4~5번 포지션의 신장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
삼성생명은 15일 신한은행전서 21점을 뒤지다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그러나 단 이틀만인 17일 KB를 상대했다. 임근배 감독은 "전체적으로 몸 컨디션이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주연 등 일부 선수는 A형 독감으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임 감독 걱정대로 삼성생명의 경기력은 썩 좋지 않았다.
KB는 3라운드 들어 우리은행전을 잡은 뒤 하향곡선이다. 특히 세트오펜스에서의 움직임이 좋지 않다. 지난주 KEB하나은행에 덜미를 잡힌 이유. 이날 삼성생명전 역시 비슷했다. 여전히 세트오펜스가 뻑뻑했다. 개개인의 위치선정, 패스게임에 어려움이 있었다. 윤예빈, 김한별을 기용하는 삼성생명의 신장이 좋아지면서 더욱 애를 먹었다. 삼성생명은 이날 역시 적극적인 스위치디펜스를 했다. 어쩌다 오픈 찬스를 잡아도 슛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2쿼터 3분29초전. 삼성생명 박하나가 좌중간에서 드라이브 인을 시도했다. 골밑의 박지수가 팔을 뻗어 정상적으로 막아냈다. 그런데 박지수의 오른발이 점프하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박하나의 발을 밟고 떨어지면서 살짝 돌아갔다.
배혜윤의 매치업이 박지수에서 김수연으로 바뀌었다. 배혜윤이 곧바로 골밑을 파고 든 뒤 김한별의 패스를 받아 역전 득점을 올렸다. 박지수가 3쿼터 시작과 함께 다시 코트에 투입됐으나 여전히 삼성생명의 흐름.
삼성생명은 45도 지점에서 스크린을 시도, 스위치를 유도한 뒤 김한별과 배혜윤이 골밑에서 연계플레이를 펼쳤다. 김한별이 3쿼터 5분19초를 남기고 4파울에 걸렸으나 버텨냈다. 또한, 삼성생명은 장신가드 윤예빈이 KB 심성영, 염윤아, 김민정 등을 상대로 과감하게 공격했다. 스피드와 신장, 패스센스에 외곽포까지 두루 갖춘 윤예빈은 확실히 물건이다. 데뷔 후 수술과 재활로 주춤했으나 고교 시절부터 유량 유망주였다. 최근 서서히 위력을 드러낸다. 2쿼터에도 과감한 돌파와 2대2에 의해 양인영에게 오픈 찬스를 만들어주는 어시스트가 기가 막혔다. 윤예빈과 김보미의 3점포, 배혜윤의 사이드슛이 나오며 5점차 이상으로 달아났다.
KB는 카일라 쏜튼이 김한별에게 묶였고, 박지수를 확실하게 활용하지 못했다. 한 방을 갖춘 강아정의 공백도 느껴졌다. 심성영의 단발 공격이 몇 차례 림을 갈랐으나 효과적인 팀 오펜스는 없었다. 삼성생명의 5점 내외 리드로 4쿼터 막판 승부처에 돌입했다.
KB는 하이포스트의 박지수가 골밑으로 파고 드는 쏜튼을 잘 봤다. 그러나 패스미스. 이후 삼성생명은 김보미가 하이포스트로 올라온 배혜윤의 중거리슛 찬스를 잘 봤다. 박하나도 인&게임에 의한 중거리슛 찬스를 잘 살리며 달아났다. 새 외국선수 카리스마 펜도 결정적 순간 외곽으로 나와 중거리포를 터트렸다. 3분20초전 14점 리드. 승부를 가른 순간이었다. 60-46 완승. 최근 5연승으로 2위 KB를 1경기 차로 위협했다.
삼성생명은 임 감독 부임 후 국내선수 위주로 체질을 개선한 효과를 조금씩 보고 있다. 기존 김한별, 김보미, 박하나, 배혜윤에 윤예빈, 이주연, 양인영 등 젊은 선수들이 주요 로테이션 멤버로 가세했다. 이들이 수비조직력을 갖췄고 공격에선 외곽에서 2대2 후 파생되는 찬스를 살리는 움직임이 상당히 좋아졌다. 수비형 외국선수 펜의 림 보호능력도 수준급. 결국 최근 5연승으로 서서히 계산이 되는 농구를 한다. 박지수를 보유하고도 확실한 공수조직력을 보이지 못한 KB에 일격을 가했다. 여자프로농구가 3강으로 재편될 조짐도 보인다.
[삼성생명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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