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 NO, 자기반성"…정우성은 어쩌다 '사회 문제'에 관심 가졌을까 [夜TV]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정우성이 '저널리즘 토크쇼J'에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정우성은 19일 오후 KBS 1TV '저널리즘 토크쇼 J'의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에 '이 주의 초대손님'으로 깜짝 등장했다. 이날 그는 정세진 앵커, 정준희 교수, 방송인 최욱 등 MC 군단의 다소 민감한 질문에도 피하지 않고 진솔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먼저 정우성은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애청자다. 바람직한 프로가 생겨서 첫 방송 이후 계속 시청하고 있다. 사실 본방송 출연 제안을 받았는데 저라는 사람이 뭐라고, 부담스러워서 역 제안을 드렸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은 조금 더 가볍고 편안하게 얘기 나눌 수 있는 자리인 것 같아서 나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송수진 기자님에게 들었는데 '저널리즘 토크쇼J' 기획 단계에서 저를 사회자로 염두에 뒀었다고 하더라. 그렇게 안 돼서 참 다행인 것 같다. 저는 특정 이미지를 가진 배우이기에 저라는 사람이 광범위한 이슈를 다루는 데 있어 방해 요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MC 최욱은 정우성의 최근 행보에 집중하며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요즘 형님의 행보를 보면서 저의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었다. 40대가 넘어 가치관이 변하는 게 쉽지 않은데, 형님 덕분에 변한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착하냐"라며 "예전에는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차, 좋은 집을 사는 것이 전부였는데 이제는 나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더라"라고 치켜세웠다.

그러자 정우성은 "잘 사는 거 중요하죠, 그런데 아름답게 잘 살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욱은 "혹시 착해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게 있는 건 아니냐"라는 돌직구 질문을 던지기도.

하지만 정우성은 "강박은 없지만 우리 사회에 착한 사람이 많아야 한다고 본다. 착해야 될 사람도 많고. 어느 순간부터 착하면 불편하다는 이유로, 손해 본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선함의 가치에 대한 저항이 생긴 것 같다. 사회적인 선함이라는 건 누구나 다 가져야 할 중요한 마음이라고 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세진 앵커가 영화 '내부자들' 속 이병헌의 '착하게 살아라'라는 대사를 언급하자, 정우성은 "요즘 자녀들에게 '착하게 살라'고 조언하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대사인 것 같다. 인성 교육보다는 '네가 최고가 되어야지', '너만 잘되면 돼' 이런 식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나.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살아남는다'라고 조언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선과 악을 구분 짓는 그 기준에 대해서도 밝혔다. 정우성은 "상대에 대한 존중과 개인의 일보다는 우리의 일, 이런 가치가 그런 판단을 할 때 기준선이 되지 않나 싶다.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라고 하지만 이를 넘어 물질만능주의가 되고 있는데 이렇게 각자가 지켜야 할 본분, 직업의식을 발휘 안 하고 이득을 주는 어떤 조직과의 결탁에만 연연하고 있다 보면 이 사회가 바른 사회로 나아갈 수가 없다. 그런 의식이 너무 만연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라고 이야기했다.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정우성은 "원래 관심은 있었지만 표출할 기회가 없던 것이다. 다들 그런 것 같다. 혹은 용기를 못 낼 수도 있는 것이고. 저는 우연찮게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UNHCR) 활동을 하면서 표출할 기회가 생겼다"라고 답했다.

그는 "구체적인 계기를 말하자면 얼마 전부터 난민 문제가 이슈인데, 사실 그것이 정치적인 이슈가 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섞여버렸기 때문"이라며 "또 아마, 세월호 사건이 가장 큰 영향이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털어놨다.

정우성은 "40대는 현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허리 역할을 맡고 있지 않나.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 이런 마음에 요즘 스스로 자기반성 시간을 주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최근 가장 큰 관심사 역시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고민이었다. 정우성은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그간 다룬 내용 중에서도 '유치원 3법'에 관한 언론 보도 행태를 꼬집은 것을 가장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아이들인데 왜 아이들 입장을 다루는 기사는 하나도 없는 것인지, 이런 의문을 갖고 있었다. 영화 '스포트라이트'를 보면 '아이들 교육이 국가 책임이듯, 아이들 상처도 국가 책임'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요즘 적폐 문제가 계속해서 뉴스에 나오고 있지 않나. 이로 인해 젊은 세대는 국가, 사회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이들이 제일 큰 피해자다. 우리가 그 신뢰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한다"라고 얘기했다.

또한 정우성은 최근 난민 문제에 대해 소신을 내세운 뒤 악성 댓글에 시달렸던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요즘은 또 (악플이) 많이 뜸해졌다"라고 개의치 않게 말했다. 이에 최욱은 "그건 악플이 아니라 조작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정우성은 "그중에 난민 관련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조직 세력이 있었다는 건 나도 기사를 통해 접해 알고 있다"라며 "악플이 당황스럽고 가슴 아프기보다는 어떤 현상을 갖고 다른 목적을 쟁취하기 위해 이용하려고 하는 그룹들, 그 그룹들이 일반 여론을 호도시키고 지치게 하고 무관심하게 만들고, 그런 행태가 벌어지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이 문제는 시간을 갖고 시민과 함께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차분히 이야기를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전했다.

"언론과 미디어를 어떤 생각으로 대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도 답했다. 정우성은 "'타인의 고통'이라는 책을 보면 미디어 폭력이 대중을 얼마나 무뎌지게 하는지 그런 현상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많은 언론을 보면 우리가 알지 않아도 되는 기사를 가십성으로 계속해서 생산해내고 있다. 이처럼 과다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짜로 봐야 하고 접해야 하는 기사들은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우리가 정당하게 알 기회를 말살하고 있지는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우린 그런 언론 행태 안에서 부지런하게 스스로 사회에 필요하고 바람직한, 공익에 부합하는 기사를 찾으려 하는 자세로 언론을 대해야 하지 않나 싶다"라는 태도를 보였다.

[사진 = '저널리즘 토크쇼J' 공식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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