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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아산 김진성 기자] 박지수(KB) 효과가 드러났다. 강아정까지 지원하자 KB가 힘과 힘 싸움에서 우리은행이 자랑하는 3광(光)을 잠재웠다.
KB는 21일 우리은행과의 아산 원정경기를 앞두고 7연승했다. 그러나 내용은 알차지 않았다. KB의 객관적 전력은 우리은행을 능가한다. 박지수의 존재감, 국내선수를 상대하는 카일라 쏜튼의 존재감, 경기메이커 염윤아와 심성영, 슈터 강아정과 백업 김민정, 김수연까지.
하지만, 나머지 5개 구단을 압도하지 못했다. 핵심은 박지수다. 박지수의 위력을 극대화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박지수가 공을 잡고 공격하는 위치가 좋지 않았다. 나머지 국내선수들과 동선이 엉키는 경우가 많았다. 박지수가 로 포스트에 확실히 들어가지 못해 효율적인 스페이스 게임을 하지 못했다. (박지수가 하이포스트에서 골밑의 쏜튼에게 어시스트를 하는 건 좋은 옵션이지만, 상대에 큰 데미지를 주지 못했다) 이 대목에서 박지수의 부족한 파워와 몸 싸움 능력, 성장하지 못하는 포스트업 테크닉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농구관계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박지수는 기량이 떨어지는 크리스탈 토마스를 압도했다. 심성영, 강아정, 염윤아가 돌아가면서 박지수를 적절히 활용했다. 1쿼터 강아정의 2대2에 의한 박지수의 골밑 공격, 염윤아의 패스에 의한 박지수의 뱅크슛이 대표적이었다.
또한, KB는 수비리바운드 후 몇 차례 간결하고 빠른 공격전환이 돋보였다. 심성영과 쏜튼의 최대무기다. 심성영과 부지런한 움직임의 김민정이 몇 차례 깔끔하게 마무리. 즉, KB의 공격은 박지수를 축으로 한 2대2와 연계플레이, 위력적인 얼리오펜스가 효율적으로 더해졌다.
국내선수들만 뛰는 2쿼터. 박지수는 김소니아를 상대로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포스트업을 두 차례 성공했다. 수비수들을 모은 뒤 감각적인 탭패스로 슛 찬스를 열어줬고, 다시 공격리바운드를 잡아 점수를 만들었다. 강아정과의 2대2가 또 나왔다.
우리은행은 전혀 반격하지 못했다. 정상적으로 박지수와 쏜튼을 막을 수 없다. 김정은의 몇 차례 파울을 유도하는 노련한 플레이, 최은실의 부지런한 리바운드 가담과 박혜진, 임영희가 갈라주는 패스에 의한 깔끔한 미드레인지슛. 그 외에는 내용이 없었다.
다만, KB 안덕수 감독이 2쿼터 종료 3분49초전 박지수를 김진영으로 교체한 게 옥에 티였다. 김진영은 공격에서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기습적인 스몰라인업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 사이 우리은행 특유의 간결하고 빠른 공격 마무리가 나오면서 맹추격. 안 감독은 다시 박지수를 넣었으나 흐름은 넘어갔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고민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일단 박혜진과 임영희의 외곽슛 감각이 너무 좋지 않았다. 골밑에서 밀리는데다 외곽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서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토마스는 2대2에 대한 감각, 움직임이 너무 좋지 않았다. 몇 차례 질 좋은 패스를 받았으나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발목이 좋지 않아 슛 밸런스도 저조한 상황. 자유투마저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KB가 3쿼터 중반 이후 다시 힘을 냈다. 쏜튼이 움직였다. 저돌적인 돌파에 의한 자유투 유도, 골밑 득점까지. 우리은행 국내선수들은 쏜튼을 제어하지 못했다. 토마스가 박지수를 막아야 하기 때문. KB의 최대 이점. 3쿼터 막판 김민정의 돌파와 강아정의 3점포, 김정은에 대한 강력한 블록슛까지.
10점 내외의 KB 리드. 4쿼터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쉽게 밀리지 않았다. KB는 심성영의 3점포로 12점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리바운드 응집력에서 밀리기 시작했고, 우리은행은 활동량이 많은 김소니아가 두, 세 차례 골밑 득점을 올렸다. 우리은행의 효과적인 패스게임이 빛을 발하는 순간. 박혜진의 터프샷으로 4점차까지 추격.
그러나 KB는 경기종료 3분26초전 박지수의 절묘한 패스와 강아정의 4점 플레이로 다시 한 숨 돌렸다. 우리은행이 수비를 좁힐 때마다 좋은 패스게임에 의한 강아정의 마무리가 있었다. 심성영의 자유투로 다시 10점차. 반면 우리은행은 임영희의 패스를 토마스가 받지 못하는 어이 없는 턴오버. 그리고 1분56초전. 박지수가 하이포스트에서 어깨로 토마스를 툭 친 뒤 뱅크슛 작렬. 박지수의 주특기로 12점차. 승부를 마무리하는 순간이었다. 79-71 승리.
KB가 박지수 효과를 모처럼 제대로 봤다.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골밑에서 확실히 공격을 해주면서 다른 선수들의 동선과 역할이 정리되는 효과를 봤다. 하이포스트에서도 무의미한 움직임이 아닌, 확실한 팀 오펜스를 했다. 그리고 강아정과 쏜튼의 깔끔한 지원까지. 정상적으로 힘 대결을 하면 우리은행을 앞선다는 걸 실전서 증명했다. KB로선 1승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8연승으로 마침내 우리은행과 공동선두.
반면 우리은행은 고민이 커졌다. 박혜진과 임영희의 컨디션은 최대한 관리하면 된다. 그러나 토마스의 교체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KB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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