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허웅? 이승현? 우리 팀은 내가 살아났다."
LG 현주엽 감독 부임 후 조성민의 침체가 도드라졌다. 조성민은 올해 만 36세.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다. 그러나 슈터가 지닌 특유의 손끝 감각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올스타브레이크 직전 4경기서 3점슛 16개를 터트렸다. 여세를 몰아 올스타 3점슛 컨테스트 우승까지 차지했다.
베테랑 슈터는 몸 밸런스가 잡히면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다. LG가 조성민을 트레이드로 데려왔을 때부터 염두에 둔 부분. 다만, 올 시즌 역할 분담 및 조정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조성민 역시 잔부상이 있었다.
최근 몸 상태는 꾸준히 좋았다. 올스타브레이크 전 몇 차례 LG 경기를 보면, 조성민에 대한 패턴이 확실히 정립됐다. 이를테면 김종규가 45도 지점에서 백스크린을 걸면, 조성민이 재빨리 반대편 사이드에서 크게 돌아 나와 공을 받자마자 곧바로 오픈 3점포를 던진다. 조성민 특유의 움직임.
김종규의 정확한 스크린과 조성민이 움직이는 타이밍, 조쉬 그레이나 김시래가 조성민에게 공을 주는 타이밍 모두 훌륭하다. 한 농구관계자는 "올 시즌 초반 LG에서 볼 수 없는 부분이었다. 현 감독이 이제 조성민을 잘 살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세컨브레이크나 얼리오펜스 과정에서도 조성민이 오픈 3점포를 던지는 장면도 늘어났다. 현주엽 감독은 "일단 종규나 메이스가 정확히 스크린을 걸어주기 시작했다. 그레이나 시래도 성민이 찬스를 잘 봐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크린을 받고 공을 잡자마자 슛으로 이어지는 연결동작의 속도, 깔끔함은 여전히 KBL 최고수준이다. 여기에 패스능력과 돌파력도 갖췄다. 조성민 롤이 확실히 잡히면, 막기 힘들 뿐더러 또 다른 찬스를 파생할 수 있다는 뜻. 현 감독은 "슈터가 돌파를 하면 막기가 까다롭다. 시야도 좋기 때문에 정상적인 컨디션이면 상대가 막기 힘들다"라고 평가했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도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성민이 운동능력이 예전보다 떨어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볼을 받기 위해 나오는 스피드는 여전히 좋다. 순간적으로 슛을 던질 공간을 만드는 능력도 좋다"라고 말했다. 슈터에게 필요한 움직임과 기술은 여전히 정상급이라는 뜻.
조성민은 "최근 현 감독님과 얘기를 했다. 스크린을 약간 조정했다"라고 말했다. 스크린을 받는 위치를 조정하면서, 동선정리 및 패스를 받는 타이밍까지 조정했다는 뜻. 그는 "종규가 기본적인 스크린을 잘 걸어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그동안 힘들었다.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 가족들도 힘들어했다. 후배들에게도 미안했는데, 내 역할을 하면서 미안함을 덜어내고 있다. 오리온에 이승현, DB에 허웅이 돌아오지만, 내가 살아났으니 LG도 플러스가 될 것이다. 내가 더 휘저으면 빅맨이나 앞선에서도 더 수월하게 풀어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LG는 그동안 메이스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메이스와 나머지 선수들의 유기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LG는 멤버구성을 볼 때 수비의 팀이 아니다. 공격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해법은 조성민 활용도 극대화다. 한 농구관계자는 "조성민은 여전히 무서운 슈터"라고 말했다.
[조성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