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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주 김진성 기자] 잘 나가던 오리온이 단단히 꼬였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위기의 KCC는 기사회생했다.
KCC는 14일 오리온과의 홈 경기 전까지 5연패. 6강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몰렸다. 일정도 빡빡했고, 그에 따른 떨어진 활동량과 1대1 농구의 부작용, 거기에 전통적으로 불안함이 있는 수비응집력까지 한꺼번에 노출됐다.
반면 오리온은 이승현과 조쉬 에코이언의 가세로 수비조직력, 2~3쿼터 공격력을 동시에 보완했다. 에코이언의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와 기복, 이승현의 슛 난조가 고민이긴 했다. 그래도 대릴 먼로, 최진수와 성공적으로 결합하며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역시 공은 둥글다. 뚜껑을 여니 KCC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정확히 말하면 KCC가 잘했다기보다 오리온이 자멸했다. 전반 스코어만 53-18. KCC가 실책 단 1개를 범한 사이 오리온은 8개를 기록했다. 리바운드 역시 KCC의 26-17 우세.
오리온은 기본적으로 골밑 수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 정통 5번이 없는 약점을 먼로, 이승현, 박상오 등 4번 요원들의 터프한 움직임과 많은 활동량으로 극복해왔다. 그러나 이날 오리온 골밑 수비는 느슨했다. KCC가 하승진을 활용한 단순한 골밑 공격을 할 때,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먼로는 수비에 집중하다가도 파울 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KCC는 브라운의 이타적인 움직임 역시 빼어났다.
가드진의 수비응집력도 무너졌다. 박재현과 최승욱이 손쉽게 파울 2개에 걸린 뒤 느슨해졌다. 마퀴스 티그와 전태풍은 손쉽게 돌파한 뒤 직접 마무리하거나 하승진, 브라운에게 연결됐다. KCC는 이 과정에서 이정현, 송창용 등의 외곽공격마저 터졌다.
결정적으로 오리온의 슛 응집력마저 떨어졌다. 박상오, 먼로, 이승현 등이 손쉬운 돌파, 레이업슛, 오픈 중거리슛을 너무 많이 놓쳤다. 에코이언의 3점슛은 잇따라 림을 벗어났다. 추일승 감독은 2~3쿼터에 에코이언을 빼고 국내선수 4명으로 경기를 운영하기도 했다.
KCC는 그 틈을 타 많은 속공, 얼리오펜스로 득점했다. 2쿼터 중반 이후 티그, 김민구, 브라운의 속공으로 30점차 이상 달아났다. 스코어가 20점차 이상 벌어지자 오리온은 패스 정확성마저 크게 떨어지며 턴오버를 쏟아냈다. 전반 53-18. 오리온의 2쿼터 5점은 올 시즌 한 쿼터 최저득점 타이기록. 전반 18점은 올 시즌 전반 최저 점수.
3~4쿼터는 거대한 가비지타임이었다. 너무 많은 스코어 차이에 오리온은 의욕을 잃었고, KCC는 부담을 덜고 정확한 공격으로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3쿼터 중반 41점차까지 벌어졌다. 결국 KCC의 93-72 완승. 오리온은 오리온답지 못했고, KCC는 5연패서 벗어나면서 한 숨 돌렸다.
[KCC-오리온전 팁오프 장면(위), KCC 선수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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