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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최근 '몰카'(불법촬영) 옹호 논란으로 화두에 오른 래퍼 산이가 해명과 함께 자신이 생각하는 여성 인권에 대한 생각을 직접 밝혔다.
15일 오후 산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MBC 랩 경연프로그램 '킬빌' 1회 무대 중 '몰카' 옹호 논란에 휩싸였던 산이다. 산이 공연 중 'I♥몰카'라는 자막이 스크린에 흘러갔고 이는 '몰카' 옹호 의혹으로 퍼졌다. 특히 '킬빌' 측이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히며 이는 더욱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산이는 리허설 영상을 공개하며 여론을 뒤집었다 'I♥몰카'만이 나왔던 본방송과 달리, 'I♥몰카 X'로 무대가 꾸며졌던 것.
이와 관련해 산이는 "억울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억울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잘 오해를 풀어드리고 괜찮고 지금은 행복하다. 힘들 때일수록 힘내는 게 좋다. 아침에 멘붕이 왔었는데 이런 때일수록 힘내야겠다 싶으니까 잘 마무리가 됐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고소를 진행하라는 팬들의 말에 그는 "고소하는 게 쉽지 않다. 고소를 하면 내 돈으로 변호사를 고용한다. 싸지 않다. 변호사님들이 악플러들을 고를 거다. 두 가지 옵션이 있다. 하나는 합의다. 그러면 합의 장사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합의를 안 하면 저에게는 솔직히 특별히 들어오는 게 없다. 나라에 벌금을 내는 정도다. 변호사 비용이 싸지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전하며 "고소 안 하면 무서운 줄 모르기도 하지만, 기다려 봐라"라고 말했다.
또한 '킬빌' 속 공연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산이는 "'워너비 래퍼'라는 노래 자체가 사회를 풍자하는 곡이고 차일디쉬 감비노의 'This is America'를 오마주한 곡이다. 가사 대부분이 반어법이다. 아이러브 몰카는 불법 촬영을 옹호하는 게 아니다. 정신 나간 사람이 설마 지상파 방송에서 그걸 영상에 넣을 생각을 하겠냐. 상식적으로"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제가 영상 만드는 분께 부탁드려도 해줄 리가 없다. 또 MBC랑 합의 끝에 나온 무대였다. 그런데 다음날 보니, 욕이 많이 달렸더라. 이건 이야기를 해야겠다 싶었다. 저도 당시 촬영한 자료들이 없었다. 다 모아서 보니까 분명히 리허설 때 '몰카' 하고 'X'가 나왔다. 나는 양성평등주의자라고 하면서 '몰카'를 올리는 사회적 문제점을 꼬집고 싶었던 거다. 그게 단 하나의 캡처에 의해서 그렇게 된다는 게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물질만능주의, 대기업들의 갑질, 극단적인 편 가르기, 남녀 혐오조장, 강남역 살인사건, 범죄자 신상 미공개, 음주운전 심신미약 등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고 싶었다) 지상파에서 이런 노래를 하기가 쉽지 않다. 나는 떨어져도 괜찮으니까 지상파에서 그렇게 하고 싶다고 우겼다. 제작진에서도 다른 노래로 하면 안 되냐고 했었지만 저는 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불법촬영은 엄연히 불법이다. 그렇게 일차원적으로 가사를 해석하면. 반어법으로 표현을 극대화시키기 위함이다. '산이가 공중파에서 몰카를 지지한다' 이런 오해가 없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탈락을 했지만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를 이야기할 수 있게 해준 MBC와 '킬빌' 제작진에 감사드린다. 심지어 이 공연은 작년 10월에 촬영된 거다. '페미니스트' 노래가 나오기 전이다. 더 이상 누구와 싸우고 싶지 않다"라고 '킬빌' 제작진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특히 지난해 자신을 둘러싼 여성 혐오 논란에 대해서는 "저는 페미니스트 분들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여성 인권에 대해 옳은 목소리를 내는 분들을 지지한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라는 단어 자체가 뜻이 바뀌더서 이렇게 된 거다. 차라리 양성평등주의자라고 이야기를 하자. 서로 사랑하고 아끼고 배려하는 수준에서.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인가? 남녀가 편 가르는 것도 싫다.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해준 분들 중에서 여성 팬들이 많은데, 제가 무슨 이유로 그렇게 고마운 분들에게 안 좋은 이야기를 하고 싶겠나. 오해다"라고 강조했다.
[사진 = 산이 인스타그램, MBC 방송화면,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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