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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이순재와 정영숙이 영화 '로망'으로 가슴 아릿한 로맨스를 선사했다. 연기 경력 도합 '114년' 베테랑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 내공으로 '동반 치매'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감동과 묵직한 울림을 자아냈다.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로망'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이창근 감독과 주연 이순재, 정영숙, 조한철, 배해선 등이 참석했다.
'로망'은 정신줄 놓쳐도 사랑줄은 꼬옥 쥐고 인생 첫 로망을 찾아 떠나는 45년 차 노부부 삶의 애환이 스민 아른아른한 로맨스물이다. 고령화 치매 사회를 담담히 직시하고 사랑이라는 따스한 솔루션을 환기하는 작품. 지금껏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던 부부의 '동반 치매'를 소재로 대한민국에 노년의 삶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이창근 감독은 '로망'에 대해 "70줄에 들어선 노부부가 '동반 치매'라는 시련과 역경을 겪는다. 지금의 기억은 사라지고 아이러니하게 예전 기억은 또렷이 떠오르면서 잊고 있던 이들의 로망을 되새기는 작품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치매'를 화두로 던진 이유에 대해 "부모님들이 몸과 마음이 아픈 와중에도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시지 않나. 위로를 해드리고 싶었다"라고 진정성을 전했다.
이순재와 정영숙은 각각 조남봉, 이매자 역할을 맡아 45년 차 부부로 활약했다. 70대 치매 부부의 로맨스와 더불어, 20대 신혼부부와 30대 연인 부부까지 일생의 타임라인을 망라하는 스토리를 그렸다.
이순재는 "조남봉의 가부장적인 면이 나오지만 결국 이 드라마는 노부부의 사랑이 바탕이 된 영화다. 결정적인 위기에 맞닥뜨렸을 때 결국엔 부부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황혼 이혼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꼭 봤으면 좋겠다"라며 "역시 남편은 마나님(부인), 마나님은 남편밖에 없는 걸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로망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영숙은 출연 이유에 대해 "요즘 이런 휴먼 드라마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순재의 말처럼 좋은 조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참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치매 연기를 소화한 것에 대해 "제 가장 측근에 있는 여의사도 치매가 왔다. 그 동기를 보면 혼자 외롭게 있다 보니까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치매가 온 것이었다"라며 "나이 들어 혼자 있는다는 건 악조건인 것 같다. 항시 즐겁게 마음먹고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많은 사람과 대화하면 조금이나마 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치매 부모를 둔 아들 조진수 역의 조한철은 "치매는 생각할수록 무서운 병인 것 같다. 우리가 가족, 친구라고 얘기할 수 있는 이유가 같이 세월을 쌓으면서 만든 히스토리 때문이지 않나. 그런데 치매는 이것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라고 얘기했다.
그는 "저희 어머니도 실제로 (치매) 투병 중이시다"라며 "아픈 가족을 돌보면서 관계가 깊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끊어진다고 생각하니 정말 무섭고 가슴 아팠다. 치매란 병은 우리 사회가 다 같이 고민하고 준비해나가야 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조진수 아내 김정희 역의 배해선은 "제가 '로망'에서 뭘 했다기보다, 이 가족의 구성원으로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었다"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배해선은 "'로망'을 보면 우리 엄마, 아빠의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을 거다"라며 "남 얘기가 아니라 내 가족, 나의 이야기, 내 친구, 나아가 우리 사회 이야기가 되어서 크게 와닿았다. 슬픔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뜻밖의 장면에서도 울컥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영화 전반에 깔려 있다.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부터 울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로망'은 오는 4월 3일 개봉한다.
[사진 = (주)메리크리스마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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