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김천 이후광 기자]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2년 전 준우승의 아쉬움을 딛고 비상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의 4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15-25, 25-23, 31-29, 25-2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정상에 올랐다.
흥국생명은 故 황현주 감독 시절이었던 2006-2007시즌 이후 무려 12시즌 만에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2년 전 정규시즌 1위를 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무릎을 꿇은 아쉬움을 털고 통산 4번째(2005-2006, 2006-2007, 2008-2009, 2018-2019)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미희 감독은 2014-2015시즌 부임 후 팀을 첫 봄 배구 왕좌로 이끌었다.
다음은 박미희 감독과의 일문일답.
-오늘 눈물이 난 이유는.
“지난해 많이 힘들었던 부분이 떠올랐다. 올해 선수들이 연패 없이 잘 했다. 사실 그러나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선수들을 많이 칭찬해주려고 한다.”
-여성지도자 첫 통합우승에 도달했다.
“2년 전 정규시즌 우승할 때 어떤 기사에 ‘그녀가 가는 길은 역사가 된다’는 멘트가 있었다. 사실 현장에 있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런 순간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큰 사람은 아니지만 여성 감독의 책임감의 컸던 것 같다. 다시 해야 되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이재영 칭찬을 해 달라.
“칭찬을 안 할 수 없다. 사실 잘할 때 많이 칭찬하지 않는다. 인색한 편이다. 다른 분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기 때문이다. 사실 잘못된 걸 말해주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많이 칭찬해주고 싶을 때가 많지만 나름대로 절제를 하는 편이다. 이재영이 아직 어리고 올해 너무나 잘했지만 본인 나름대로 새로운 목표가 생겨야 그걸 유지할 수 있다. 그런 것에서 조금 벗어나면 좀 더 이야기해주려고 노력한다. 오늘은 칭찬해주려고 한다.”
-마지막 우승이 1985년 미도파 시절이다.
“선수 때는 대회가 많았다. 그 때와는 비교가 안 된다.”
-2차전 끝나고 분위기가 상대로 넘어간 느낌이었는데.
“경기 끝나고 도로공사 선수들과도 서로 고생했다고 포옹했다. 아시다시피 그녀들은 세다. 정말 각자가 세다. 쉽지 않은데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힘을 빼고 왔다. 우리가 정규시즌 우승을 하려고 하는 이유였고, 그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사실 2차전 지고 나서 쉽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분위기만 좀 더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랐다. 김천에 내려갈 때도 인천 가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었지만 다시 시작해본다는 생각도 가졌다.”
-오늘은 공격 점유율이 고르게 나왔는데.
“이재영이 3차전에 너무 많이 때렸다. 사실 똑같이 하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그래도 그 와중에 중요한 순간에는 득점을 해줬다. 톰시아는 의지에 불타있다고 했지만 95%는 잘 할 것으로 생각했다.”
-어느 순간 우승을 직감했나.
“3세트 듀스를 이기고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3세트 24-21로 앞서다가 듀스로 갔을 때 어떤 생각이었나.
“배구가 흐름이 민감한 운동이라 급해지지만 않으면 상대도 범실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여성 지도자의 책임감이 컸던 것 같다.
“겉으로는 똑같은 지도자로 봐달라고 했지만 부담감이 크다. 사실 내가 안 해도 누군가가 할 수 있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내가 해보고 싶다. 최소한 후배들의 길을 막지는 말아야 한다. 어쨌든 기회가 주어졌으니 내가 해야 할 건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자부 경기도 봤는가.
“사실 최태웅 감독이 너무 부러웠다. 남자경기도 봤다. 인터뷰를 했지만 난 절대 울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긴 시즌이 끝났다.
“가장 좋은 건 경기 준비를 안 해도 되는 것이다. 이기든 지든 다음 경기를 계속 해야 한다. 이제 이번 시즌은 안 해도 된다. 그 동안 집에 거의 못 갔는데 이틀 정도만 집에 가서 쉬고 싶다. 태국을 가야 해서 그것도 곧 준비해야한다.”
-선수, 지도자 모두 최고의 위치에 올라섰다.
“그만둘 때까지는 새로운 목표가 생길 것 같다. 선수 때는 우승이 가장 힘든 줄 알았다. 그러나 지도자를 해보니 더 힘들다. 현장을 떠날 때까지 새 목표를 세우고 거기까지 갈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가족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집과 체육관의 거리가 있어서 1년 정도는 출퇴근을 했는데 1년을 해보니 더 이상 못 했다. 시즌 때 많이 못 갔는데 가족들이 그래도 각자 위치에서 할 일이 나눠졌다. 누구는 청소하고 누구는 빨래하고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살고 있어서 고맙게 생각한다.”
[박미희 감독. 사진 = 김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