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가 개막한지 어느덧 열흘이 지났다. 열흘이라면 선발투수가 최대 두 차례 정도 등판할 수 있는 시간. 그러나 선발투수만 승리를 챙기라는 법은 없다. 경기 중반 추격조로 나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도 승리를 맛볼 수 있다. 구원승으로만 3승을 챙기며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선 이형범(25, 두산)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이형범은 올 시즌 6경기(4⅓이닝) 모두 구원으로 등판해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2.08으로 호투했다. 3월 26일 잠실 키움전에서 ⅓이닝 2볼넷 1실점으로 흔들렸으나 타선 도움에 행운의 구원승을 챙겼고, 29일과 30일 대구 삼성전에선 각각 ⅔이닝 무실점, ⅓이닝 무실점으로 역전승의 디딤돌을 놓으며 승리를 쓸어담았다. 커리어 첫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선 순간이었다.
지난 2일 잠실에서 만난 이형범은 “다승 1위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그냥 너무 기분이 좋다. 야구장 나오는 게 좋고 경기에 항상 나가고 싶은 요즘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데뷔하고 초반을 이 정도로 좋게 출발한 적은 없다. 사실 일주일 동안 팀이 8경기(2일 기준)를 했는데 혼자서 3승이면 상상도 못할 기록이다. 운이 정말 많이 따라줬다”고 놀라워했다.
이형범은 지난해 12월 NC로 이적한 FA 양의지의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화순초-화순중-화순고를 나와 2012년 특별지명(23순위)으로 NC에 입단한 우완 정통파 투수로, 두산에 오기 전까지 1군 통산 4시즌 39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60을 남겼다. 그저 평범했던 이형범이 어떻게 초반 ‘승리 요정’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을까.
이형범은 우선 “스프링캠프 때 정확도에 신경을 썼다. 뜨는 공이 많았는데 그걸 고치려 노력했다”며 “타자의 몸쪽 낮은 곳으로 공을 확 꺾이게 연습한 부분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오프시즌을 되돌아봤다.
가을야구 단골손님인 두산 동료들의 플레이도 동기부여에 한 몫을 했다. 이형범은 “형들이 야구에 대한 열정과 욕심이 많다. 매 경기 온 힘을 다해서 한다”며 “나도 경기에 나가면 팀에 피해를 안 끼치고 같이 이기려고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다. 동기부여가 된다. 더 잘하고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형범은 이제 두산 선수들과도 제법 친해졌다. 초반 이현승, 이용찬 등 베테랑들이 먼저 손을 내밀고 적응에 도움을 줬다. 이형범은 “이현승, 이용찬 형이 내가 처음에 아무것도 몰랐을 때 같이 잡고 운동을 시켜주셨다. 그 때부터 친해지고 편해졌다. 함덕주, 박치국, 이영하 등 어린 선수들과도 다 재미있게 잘 지낸다. 착한 선수들이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이형범은 끝으로 아직은 자신이 낯설 수 있는 두산팬들에게 각오를 전했다. 그는 “아직 몇 경기 못 보여드렸지만 앞으로 경기에 나가면 계속 좋은 성적과 피하지 않는 모습으로 기쁜 승리를 많이 안겨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형범이 또 하나의 보상선수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올 시즌 많은 기대가 된다.
[이형범. 사진 = 잠실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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