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개막 5연패로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예년과 다를 바 없는 시즌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최근 기세만 놓고 보면 KT는 분명 달라졌다. 접전에서 연달아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KT 위즈는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서 7위에 올라있다. 여전히 5위 LG 트윈스(5경기차)와의 승차보다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3.5경기차)와의 승차가 적지만, 적어도 최근 승수를 쌓는 페이스만큼은 어느 팀보다도 매섭다. KT는 최근 10경기에서 8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KT는 이 기간 7승 이상을 따낸 유일한 팀이다.
더 나아가 KT의 최근 13경기 전적은 10승 3패다. KT는 롯데 자이언츠,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연달아 위닝시리즈를 따낸데 이어 KIA 타이거즈(14~16일)를 상대로는 시즌 첫 스윕을 작성했다.
이강철 감독은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시점에 선발투수가 2명이나 이탈했다. 근데 곧바로 만나는 팀이 두산”이라며 쓴웃음을 지었지만, 그 두산을 상대로도 일찌감치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맥없이 무너지는 경기가 잦았던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변화다.
“안 좋은 상황이란 상황은 다 나온 것 같다”라는 이강철 감독의 말대로 KT의 시즌 초반 행보는 힘겨웠다. 개막 5연패로 시즌을 시작하는 과정서 모창민(NC)에게 끝내기홈런을 허용하는가 하면, KBO리그 사상 유례가 없었던 ‘끝내기 스리피트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여전히 수비 실책이 잦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그래도 시즌 초반에 비해 투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KT가 최근에 가파르게 승수를 쌓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KT는 라울 알칸타라가 등판한 9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며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또한 지난 21일 두산전에서는 불펜이 난조를 보였지만, 타선이 뒷심을 발휘해 접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8회말 상대 실책에 편승해 빅이닝을 만들었지만, 결국 상대 실책으로 잡은 찬스를 살리는 것도 능력이다.
이강철 감독은 최근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에 대해 “야수들이 선발투수를 믿는 게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야수들이 서두르지 않고 제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접전에서 홈런이 나오고, 지고 있을 때 추격하는 득점도 바로 만들어낸다. 상승세를 돌아보면, 경기를 이길 수 있는 패턴이 많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물론 KT는 예년에도 ‘반짝 상승세’를 보인 적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순위경쟁이 펼쳐지는 여름이 되면 맥없이 패하는 경기가 많아지는 경향을 반복해왔다. KT가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주축선수들의 체력안배에도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박경수의 백업으로 박승욱을 영입한 것도 이를 위한 보호장치라 할 수 있다.
이대은, 윌리엄 쿠에바스가 나란히 전열에서 이탈한 KT는 임시 선발 배제성을 선발투수로 투입한 경기에서도 두산을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조쉬 린드블럼을 상대로 따낸 승리였기에 기쁨도 배가됐다. 예기치 않게 맞이한 악재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KT가 중위권 순위싸움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이강철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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