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할 당시 아들은 옆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1일 피의자 고유정을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12일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고유정이 지난달 25일 오후 수면제를 먹인 뒤 몽롱한 상태에서 전 남편 A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지난달 27일 오후 해당 펜션에서 퇴실하기 전까지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추정했다.
고유정은 범행 당시 아들이 다른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면담 결과, 피의자가 전 남편인 피해자와 자녀의 면접교섭으로 인해 재혼한 현 남편과 결혼생활이 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피해자의 존재로 인한 극심한 불안 때문에 범행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와 피해자가 지난달 9일 아들 면접교섭권 문제로 제주지방법원에서 만났고, 그 이후 고유정은 '졸피뎀' '니코틴 치사량' '시신 유기 방법' 등을 검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유정은 수박을 썰다가 피해자가 성폭행하려고 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범행 수법 등을 인터넷에서 사전에 검색하고 피해자의 DNA가 남아 있는 흉기 등 압수품이 89점에 이르는 점 등을 볼 때 피의자의 주장은 허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 수법이 잔인하다고 해서 무조건 사이코패스는 아니다”라면서 “경계성 성격 장애 등 일부 정신 문제가 관찰됐지만 진단 기록도 없는 등 정신질환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10일 고씨의 압수품에서 졸피뎀 성분을 확인하고, 범행 뒤 제주시내 마트에서 쓰고 남은 청소용품을 환불한 CCTV를 공개했다.
고씨는 제주에 들어오기 전날인 지난달 17일 충북의 한 병원에서 졸피뎀 성분이 들어있는 수면제를 처방받아 인근 약국에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수면제 처방 근거를 밝혀내기 위해 병원과 약국을 조사 중이다.
고씨는 범행 사흘 뒤인 지난달 28일 오후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표백제와 배수관 세정제, 박스테이프, 알루미늄 정밀 드라이버 등을 환불했다. 그는 경찰에 “시신 옆에 뒀던 물건이라 찝찝해 환불했다”고 진술했다.
전문가들은 고씨의 치밀한 잔혹살해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졸피뎀 검출은 신장 180cm, 몸무게 80kg에 달하는 전 남편을 어떻게 혼자 제압할 수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그는 시체를 훼손해 일부를 바다에 버리는가 하면, 김포에서 소각하는 등 소름 끼치는 잔혹 행위로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 = KBS, YTN캡처]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