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어스필드 악몽' 천하의 류현진도 상처만 입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이 '쿠어스필드 악몽'에 고개를 숙였다. 올 시즌 최악의 피칭으로 상처를 입었다.

류현진은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9피안타(3피홈런) 4탈삼진 1볼넷 7실점했다. 평균자책점이 1.27서 1.83으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5일 애리조나 원정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이날 전까지 3경기 연속 승수를 챙기지 못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19이닝 2자책하며 '류현진스러운' 투구를 이어갔다. 야수진의 수비 도움을 몇 차례 받지 못한 게 뼈 아팠다.

하지만, 쿠어스필드에선 야수들의 공수 도움을 받았음에도 스스로 무너졌다. 쿠어스필드는 해발고도가 높아 숨이 잘 차는 등 선수가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아무래도 타구 비거리가 다른 구장보다 멀리 나가는 편이다. 홈런과 장타가 많이 나오는 곳이다. 투수에겐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가장 까다롭다.

이날 전까지 메이저리그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류현진도 무너졌다. 류현진은 나름대로 철저하게 게임플랜을 짰다. 경기초반 첫번째 타석에선 패스트볼 위주의 과감한 승부를 했고, 두 번째 타석부터 체인지업을 섞었다. 좌타자 몸쪽 투심 우타자 바깥으로 흐르는 체인지업이 백미였다.

1회 천적 놀란 아레나도에게 풀카운트서 맞은 투런포는 아레나도가 잘 친 타구였다. 그러나 5회에만 피홈런 두 방 포함 5연속 피안타로 6실점하며 무너졌다. 제구가 흔들렸고, 투구 템포 조절에도 애를 먹었다.

2회 알렉스 버두고가 크리스 아이아네타의 우중간 타구를 점프 캐치했고, 4회 투런포를 터트리며 류현진에게 톡톡히 지원했다. 2루수 맥스 먼시도 4회 무사 1,3루 위기서 아이아네타의 직선타를 점프 캐치로 처리하는 등 이날 다저스 수비수들의 응집력은 확실히 좋았다.

그러나 류현진 스스로 무너졌다. 5회 대타 팻 벨라이카에게 내준 체인지업, 데이비드 달에게 던진 포심패스트볼 모두 제구가 좋지 않았다. 이날 전까지 쿠어스필드 4경기서 1승3패 평균자책점 7.56. 첫 등판이던 2014년 6월7일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사사구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5년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역시 쿠어스필드는 투수에게 공포의 구장이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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