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간판스타들을 향한 뼈 있는 러브콜 "연락주세요"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혹시 우리팀 올 생각 있으면 연락주세요."

2019-2020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미디어데이가 열린 1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 10개 구단 감독들과 대표 선수들이 입담 전쟁을 벌였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각 팀 간판선수들을 향한 러브콜이 이어졌다.

감독, 선수들이 서로 질문할 수 있는 코너에서 SK 김선형이 오리온 추일승 감독에게 포문을 열었다. 김선형은 "추 감독님은 예전부터 조 잭슨, 오데리언 바셋 등 단신가드들을 외국선수로 뽑았는데, 올 시즌에는 조던 하워드를 뽑은 이유가 궁금하다"라고 했다.

추 감독은 "사주가 좋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가드가 부족하니 선택했다. 지도자마다 철학이 다르지만, 가드가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실제 오리온은 10개 구단 중 삼성과 함께 토종 가드진이 가장 허약하다. 그래서 하워드의 전략적인 활용이 정말 중요하다.

추 감독의 '엄근진 모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김선형에게 "혹시 우리 팀 올 생각 있으면 연락 주세요"라고 말했다. 추 감독의 날카로운 질문에 김선형이 순간적으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 물론 농담이지만, 오리온이 토종 대형가드가 절실한 건 맞다.

오리온 이승현은 KT 서동철 감독에게 '되치기'를 당했다. 이승현은 "대표팀 생활을 할 때 형들이 허훈에게 별명을 지어줬다. 'OO칩(오리온의 주력 과자)'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오리온에 오면 광고를 할 수도 있을 텐데, 혹시 오리온에 올 생각이 없나"라고 허훈에게 물었다.

그러자 허훈은 "주변에서 'OO칩'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한다. 광고만 들어왔으면 좋겠다. KT에 꾸준히 있고 싶다"라고 정석적인 답변을 했다. 이후 기습적으로 KT 서동철 감독이 "이승현이 먼저 FA다. 승현이가 우리 팀에 오면 훈이와 같이 뛸 수 있다. 훈이가 나가기 전에 승현이가 KT로 오는 게 낫지 않나"라고 물었다. 참고로 이승현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이승현을 싫어할 팀은 한 팀도 없다고 보면 된다.

반대의 상황도 있었다. 2011-2012시즌 KGC 통합우승을 이끈 양희종과 DB 이상범 감독의 대화였다. 올 시즌 이 감독이 그 시절 함께 우승을 일군 김태술을 삼성에서 데려갔다. 양희종은 "DB가 우승후보로 꼽혀 감독님이 부담이 있을 텐데, 마침 절친 김태술이 이적해서 예전 인삼공사 우승멤버가 모이는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저도 데려갈 생각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이 감독은 재빨리 '거절'했다. 그는 "태술이 하나면 될 것 같다. 희종이는 안양에서 뼈를 묻길 바란다. 우승 부담감? 3년차가 되면 담담하다. 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미디어데이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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