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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주말드라마를 하고 나면 정말 가족을 선물 받은 것 같은 느낌이에요.”
KBS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은 최고 시청률 36%에 육박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절절한 가족 이야기는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고, 현실을 녹여낸 인물과 에피소드가 공감을 유발했다.
이 중심에 있는 캐릭터가 유선이 연기한 강미선. 직장과 가사, 육아로 고단한 모습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워킹맘들의 동질감을 자아냈다. 배우이기 전에 아내이자 엄마인 유선도 “와 닿았다”고 털어놨다.
“4부에 엄마랑 싸우잖아요. 때로는 나도 너무 지치고 힘들다면서 막 우는데 그게 너무 와 닿았어요. 어머니들이 아이를 보러 오시면 살림이 서툰 딸을 보며 잔소리를 하게 되잖아요. 육아에 대해서도 가끔 한 번씩 엄마가 하는 한 두 마디 조언이 잔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러니까 부딪히게 되고. 그런 게 너무 현실적으로 대본에 담겨 있었어요. 그 신을 찍으면서 유선 반, 미선 반이었던 것 같아요. 가슴 아프게, 리얼하게 찍었죠. 그 이후로도 죄송한 마음으로 다빈이를 맡겨야 되고, 직장에서는 집에서 전화 오는 걸 받아야 되고. 저도 그래요. 현장에서 연기하다가 유치원에서 전화가 올 때도 있고, 뭐가 있냐고 찾으면 답변을 해드려야 되고. 일하는 와중에도 온전히 전념하지 못하고 신경 써야 될 때가 있어요. 현실적으로 비슷한 게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유선은 대본을 보지도 않고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출연을 결정했다. 이는 조정선 작가와 배우 김해숙에 대한 믿음 때문.
“엄마와 딸들의 이야기잖아요. 엄마가 김해숙 선배님이시고요. 내용은 알 수 없지만 현실감 있고, 굉장히 따뜻한 이야기겠다 싶었어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저랑 너무 비슷하더라고요. 워킹맘이고, 일을 하기 위해 아이를 엄마에게 맡기는 상황도 비슷하고. 대본을 4개 받았는데 시놉시스부터 눈물이 터졌어요. 현실을 담아내고 나와 상황도 비슷한 작품을 만난 거죠. 잘해야겠다 생각했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촬영 현장에서는 실제 어머니와 딸들 같았다고. 가슴 아픈, 힘든 이야기가 펼쳐지는 후반부가 될수록 실제 가족처럼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기도 했다.
“더 똘똘 뭉쳤던 것 같아요. 엄마를 보내드려야 하는 상황이 가슴 아팠죠. 어느 날은 세 딸들이 계속 우는 신을 찍으니 엄마가 안쓰러워하며 체력을 보충해야 한다면서 밥을 사주시기도 했어요. 서로 힘든 신을 찍어야 됐고, 상황 자체도 힘드니 오히려 거기서 끈끈한 가족애가 생기더라고요. 내 연기를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한 신 한 신을 같이 어우러져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들었어요. 후반부에 가슴 아픈 장면들을 찍으면서는 실제로도 가족애가 더 생긴 것 같아요.”
긴 호흡에 지칠 만도 하지만 주말드라마가 세 번째인 만큼 부담이 없었다는 유선은 오랜 시간 잘 버텨준 자신의 몸에 고마워했다.
“주말드라마가 ‘작은 아씨들’, ‘우리 갑순이’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라 긴 여정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시간의 흘러감, 중간에 오는 지침 그런 것도 경험했기 때문에 이제는 ‘그 타이밍이구나’를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촬영하는 동안 아픈 적도 없었어요. 수목장에서 엄마를 보내드리는 게 마지막 신이었는데 끝난 후 바로 감기가 오더라고요. 몸이 알고 버텨줬구나 싶었죠. 제 몸이 기특했어요. (웃음)”
[사진 = 블레스 이엔티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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