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부산 신소원 기자]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진솔하고 품격있는 모습으로 영화 팬들과 많은 취재진들을 만났다. 수많은 후배 감독들에게는 솔직한 자신의 과거와 고민들을 고백하며 그들을 이해했고 따뜻한 정을 보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1995년 첫 장편 '환상의 빛'을 시작으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태풍이 지나가고'(2016), '어느 가족'(2018) 등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어느 가족'으로 2018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더욱 세계적으로 '거장' 타이틀을 얻게 됐다.
지난 5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공식 초청돼 영화제를 찾았다. 그는 공항에서 도착하자마자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기자회견장으로 곧바로 와, 취재진들과 소통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숱한 고난을 함께 극복하면서 걸어온 영화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곳에서 상을 받게 돼서 영광으로 생각하고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의 24년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연출자로서의 25년과 세월을 함께 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최근 한국과 일본의 경직된 시국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민감할 수 있는 질문에 "고레에다 감독님은 작품과는 무관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면 노코멘트를 해도 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을 했다"라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한일관계 질문과 관련해 부산국제영화제가 걸어온 길 속에 고난과 역경을 언급하며 말문을 열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5년 정도 전 쯤이었는지 부산국제영화제가 전체적인 압력을 받고 개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상황에 직면한 시기가 있었다. 그 때 전체적인 영화인들이 영화제 지지를 냈다. 나 또한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한 어려운 시기를 잘 거쳐 나도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 부산영화제가 대응을 잘 했고 잘 견뎌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인 문제나 고난을 겪었을 때,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더욱 깊이 서로를 내보임으로써 이러한 연대가 가능하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이기 때문에 나 또한 왔다. 이 자리에는 영화의 힘을 믿는 사람들, 영화를 만드는 사람 뿐만 아니라 그러한 언론들도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한다"라며 우회적이지만 메시지를 담은 품격있는 답변을 전했다.
6일 오전에는 '플랫폼부산-'필름메이커 토크'를 통해 여러 영화인들과 만났다. 그곳에는 영화 일을 꿈꾸는 학생들과 다양한 국적의 영화감독들이 자리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지난해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첫 글로발 작품 '파비엔느에 관한 진실'로 새로운 도전을 한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현장을 가득 메웠다.
영화 연출을 학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고 밝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과거에 힘들어서 영화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A부터 Z까지, 영화의 탄생과 대중에게 보여지는 유통 과정, 수익의 배분과 구조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예상치 못한 일들에 좌절의 순간들을 겪었다며 "개봉하면 완전히 히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돈 내겠다는 사람도 없고 재미있다는 사람도 없어서 '큰일났는데'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순간, 마음이 맞는 제작자를 만나 베니스영화제에 작품이 소개되고 그 때부터 한 작품씩 연출 활동을 이어온 결과 지금의 화려한 필모그래피와 명성을 얻게 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자신의 감독 세월과 비슷한 시기를 함께 한 영화제에 대한 연대와 솔직한 고백들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더욱 빛나게 했다. 시국을 떠나 문화의 힘에 대한 연대를 몸소 보여줬다.
[사진 = 부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티캐스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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