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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우울할 때는 우울한 노래를 듣고 감정적으로 울어버리곤 하잖아요."
밴드 넬이 인간 내면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는 우울의 바다를 깨운다. 믿어선 안될 말을 믿어버린 나 자신에 대한 후회가 치유되지 못한 채 숨겨뒀던 감정을 요동치게 한다. 넬의 김종완은 '우울할 때 들으면 더 우울해진다는 반응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묻자 이렇게 답한다.
"글쎄요. 우울할 때는 뭘 해도 우울하지 않나요. 어떤 분들은 우울할 때 저희 노래를 듣고 공감이 돼서 더 뭔가 시원해졌다는 분들도 있고요. '더 우울해진다'라…. 제가 잘 설명하기 힘든 것 같네요. 전 기분이 안 좋을 때 웃기는 영화를 보면 더 화가 나거든요."
10일 발매되는 여덟 번째 앨범 '컬러스 인 블랙(COLORS IN BLACK)'은 3년 만에 내는 정규앨범이다. 타이틀곡 '오분 뒤에 봐'는 '사랑'에 대한 노래가 아니다. '우정'에 대한 노래다.
"특별한 계기는 없어요. 저희끼리 항상 하는 얘기가 '그냥 그때 그때 하고 싶은 노래하자'니까요. 그게 가장 음악에 충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요. 요즘 특히나 친구를 만날 시간이 없다고 느꼈어요. 저희 넷 외에 동네친구들은 1년에 두어 번 본 게 전부였어요.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었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때가 가까워지니까, 진짜 친한 친구라도 열 번도 못 보고 죽을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요."
'오분 뒤에 봐'는 넬 이정훈이 타이틀곡으로 적극 추천했고, 김종완은 1번 트랙에 넣은 '클리셰(Cliché)'를 아주 조금 더 지지했다. '클리셰'는 '사랑' 노래다. 감정이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의 시작은 너무나도 다양한데 이별의 끝은 진부할 정도로 모두 비슷하다는 서사다. '오분 뒤에 봐'가 넬이 그간 들려준 감성의 멜로디를 집대성한 거대한 파도라면, '클리셰'는 우울의 바다 저 멀리에서 아득히 몰려오는 새로운 파도 같은 노래다.
이번 앨범은 태국의 한 스튜디오에서 한 달간 머물며 만들었다. 처음에는 스물세 곡을 싣고 2CD로 내려다 마음을 바꿨다. 지금까지의 앨범은 비슷한 분위기의 곡을 모아 앨범의 색을 냈다면, 이번 '컬러스 인 블랙'은 서로 다른 색깔의 노래들만 모아 하나의 거대한 검정 앨범을 만든 것이다. 김종완이 그런다.
"색깔이 겹치는 곡을 빼다 보니까 아홉 곡이 됐어요.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워요. 잘한 선택 같아요."
[사진 =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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