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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PD수첩'이 'CJ와 가짜 오디션' 편을 15일 내보내고 케이블채널 엠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대중은 안준영 PD 외 또 다른 조작 연루 권력은 없는지, 연예기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의혹의 핵심인지 주목하고 있다.
이날 방송에선 엠넷 '프로듀스X101' 득표수에 특이 패턴이 발견된 것과 관련 한 수학과 교수는 "로또 아홉 번 연속으로 맞는 것과 비슷한 확률"이라며 "확률적으로 불가능"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엠넷 측은 투표 계산은 담당 PD가 따로 있고, 심지어 제3의 공간에서 따로 이를 계산해 다른 제작진에 사진으로 투표 결과를 전달했다는 것.
한 제작진은 "계산하는 PD는 현장 부조정실에는 없었다"며 해당 PD에게 투표 결과를 전달 받으면 이를 자막으로 옮겨 방송에 내보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제작진은 투표수 계산은 "외주제작사에 맡길 문제가 아니다"며 "직원이기도 했고 여자고 꼼꼼하게 일 처리를 해서 그분한테 맡긴다고 들었다. 제가 알기로는 '프로듀스48' 거기서 데려왔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PD에 대해 "항상 어떤 방에서 혼자 뭘 한다. 혼자서 예민하게 일을 했다고 들었다. 결과는 사진으로 받았다"는 증언도 있었는데, 다만 당시 전달 받은 투표 계산 사진을 보여줄 수 있는지 'PD수첩'이 묻자 이 제작진은 "거의 다 지웠다. 사진이나 이런 건 PD들이 소수만 알기를 원해서 워낙 예민하다. 그런 소리 듣기 싫어서, '하고 지워' 이래서, 저희도 꺼림칙해서 지웠다"고 주장했다.
투표수 조작 의혹에 대해 제작진 중 한 명은 "'왜 이렇게 등수가 나왔지' 이런 입장이었지 '조작이다' 이런 생각은 안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실제 '프로듀스X101'에 출연했던 연습생들은 특정 기획사 '밀어주기'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한 연습생은 "저희는 보자마자 '이 기획사가 되겠다' 1화 보고 느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라고 스타쉽엔터테인먼트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 연습생은 "오죽하면 '스타쉽전용', '스타쉽채널', '스타쉽듀스'라고 저희 연습생들끼리 말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PD수첩'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이 후반부 분량이 증가하며 순위가 급상승하고 결국 데뷔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연습생들이 프로그램 경연곡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도 나왔다. 한 출연자는 "한번 난리가 났다. 어떤 친구가 경연곡을 미리 유포했다. 추궁해서 물어봤더니 자기 안무 선생님이 알려줬다고 했다"는 것.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프로듀스X101' 조작 의혹 관련 경찰의 압수수색 대상이었다. 하지만 경연곡 사전 유출 의혹에 대해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PD수첩'에 "수사 중인 사건이라 별도로 드릴 말씀 없다"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는 입장만 내놨다.
눈길을 끈 건 한 기획사 대표의 발언. 최종 선발에 사전 선정이 일부 있을 것이라고 이미 예상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어느 정도 세팅을 하면서 들어간다는 건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그럼 저도 이번에 들어갔을 때 '다섯 자리는 공평하게 가지 않을까' 이런 정도 기대했지, '열한 명이 공평하게 정말 들어갔을까'란 생각은 사실 안했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이 대표는 "왜냐하면 방송 쪽하고 친했던 매니저가 사장인 회사라든가, 아니면 돈이 많은 회사, 그쪽하고 친한 회사가 서로 상생할 수있는 그런 차원"이라고 설명해 제작진과 기획사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 밖에도 이날 방송에선 엠넷의 또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돌학교'에 대한 의혹도 여럿 나왔다.
'아이돌학교' 실제 출연자이자 방송 당시에도 조작 의혹 피해자로 거론됐던 가수 이해인이 직접 'PD수첩'에 출연해 증언했다.
이해인은 '아이돌학교' 출연자를 선발했던 3천 명 집단 오디션부터 조작됐다며, 자신은 제작진 권유로 해당 집단 오디션에 참석했으나 "'아이돌학교' 출연자 아무나 붙잡고 3천 명 오디션을 어디서 어떻게 봤냐고 물어보면 아무도 대답 못할 것이다. 안 봤기 때문이다. 3천 명은 이용 당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아이돌학교'는 최종 투표에서 이해인이 탈락했는데, 당시 팬들의 이해인 투표 인증수와 방송에서 공개된 득표수에 큰 차이가 있어 조작 의혹이 강하게 인 바 있다.
이해인은 당시 상황에 대해 "'실시간 검색어에 보다시피 네가 1등 하고 있지 않냐. 네가 승자다' 그런 말을 하면서 '널 위한 팀을 만들어 주겠다'며 '아이돌학교 1반'이란 팀을 만들어서 데뷔시켜주겠다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해인은 CJ ENM의 데뷔 약속을 받고 전속계약을 맺었으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아이돌학교' 최종 생방송 때 "무대 가족석에 엄마가 계셨다. 처음으로 저를 보러 오신 게 '아이돌학교' 파이널 무대였다. 처음으로 본 모습이 제가 또 실패하는 모습이었다"며 "실패자가 된 딸을 엄마, 아빠가 보고 있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눈물로 토로했다.
특히 이해인은 "끝나고 나서 아버님이 논란에 관련해서 '이의 제기하고 싶다' 했지만 제가 '하지 말라' 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닌가 싶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아이돌학교' 담당 PD는 투표수 조작 논란에 대해 "투표수 관련해선 담당하지 않아서 그건 제가 정확히 모르겠다"면서 "조작이나 이런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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