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2019년 5월 30일 고척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2019시즌 LG의 명승부로 꼽히는 경기 중 하나다.
히어로즈를 잡은 히어로는 문광은(33)이었다. 문광은이 7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 등장할 때만 해도 위기감은 고조될 것으로 보였다. 경기는 3-3 동점이었고 분위기가 키움 쪽으로 넘어가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문광은은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김규민의 유격수 직선타는 더블 플레이로 이어져 무사 만루 위기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이변'을 연출했다. LG는 결국 6-3으로 승리, 중요한 고비를 넘겼다.
문광은은 "SK 시절에도 무사 만루 위기를 막은 적이 많았는데 유독 작년 경기가 이슈가 된 것 같다"라고 웃었다.
문광은은 이 경기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고 필승조의 일원으로 합류했다. 32경기에서 1승 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4.09를 남긴 문광은은 아쉽게도 포스트시즌에서는 출전하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는 아예 제외됐다.
지난 시즌을 돌아본 문광은은 "초반에 옆구리 부상 때문에 2군에 있었다.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라면서도 "그래도 만족할 만한 시즌이었다"라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등판이 불발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았다"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다.
지난 해 아쉬웠던 마무리를 털어내기 위해 문광은은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즌 끝나고 쉬지 않고 계속 운동을 했다. 그래서 지금 몸이 거의 만들어진 상태"라는 문광은은 현재 7kg 가량을 감량하는데 성공,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목표인 10kg 감량에 벌써 절반 이상을 해냈다.
문광은이 다이어트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데이터를 보면 여름에 페이스가 떨어진다고 나오더라. 최일언, 김현욱 코치님과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살을 빼면 움직이는데 나아질 것'이라고 말씀하셔서 살을 빼고 있다"는 문광은은 현재 체중 94kg을 유지하고 있으며 91kg을 목표치로 잡고 있다. 91kg은 신인 때 몸무게이기도 하다.
LG 불펜이 점점 두꺼워지는 것 또한 문광은을 빨리 움직이게 했다. 김지용, 정찬헌 등 부상에서 돌아오는 선수들이 있어 한층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 문광은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나름 프로에서 10년차가 넘었다. 경기 운영은 어느 정도 할 수 있다. 이제는 스피드를 갖춰야 필승조를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문광은은 "몸 상태가 좋아서 작년보다는 구속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작년에는 평균 142~143km 정도였는데 평균 145km는 돼야 한다. 그래야 위기상황에 내보낼 수 있는 이름에 들어갈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광은이 LG에 합류한 것은 2018년 7월 말이었다. 마운드 보강이 시급했던 LG는 트레이드를 통해 문광은을 영입했다. 문광은은 당시 박용택이 한 말을 잊지 않고 있다. "(박)용택이 형이 나를 따로 불러서 '우리가 가을야구에 가려면 네가 큰 힘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내가 바로 재활조로 가고 말았다"고 당시를 회상한 문광은은 "작년에는 몸 상태는 괜찮았는데 팀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한 것 같다. 용택이 형에게 죄송하다. 올해는 용택이 형의 마지막 해이기도 하니까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LG는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았고 지난 해 가을야구를 치른 경험을 발판 삼아 정상을 노크하려 한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박용택의 마지막 시즌이기도 한 만큼 LG에게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다.
"올해는 팀 성적이 좋을 것 같다. 한국시리즈 진출이 목표"라는 문광은은 "2010년에 신인이었는데 우승을 했다.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에 가고 싶다. 팀이 창단 30주년을 맞이했고 분위기만 타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LG 불펜이 지치지 않고 한 시즌을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문광은의 역할도 중요하다. "1군에 뛰는 불펜투수가 기여하는 기준치가 50경기라 본다"라는 문광은은 "50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벌써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는 문광은은 2020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다.
[문광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