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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금도 트라우마는 남아있다."
DB 허웅은 올 시즌 큰 부상을 잇따라 당했다. 준비 부족 혹은 부주의가 아닌 불운에 의한 부상이었다. 점프를 해서 슛을 던지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발목을 다치면서, 복귀 이후 슛 폼에 미세한 변화가 발생했다. (두 번째 부상, 허리를 다쳤을 때는 수비하는 과정이었다) 2일 KGC전서 또 한번 슛을 던지고 내려올 때 발목을 살짝 다쳤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또 다시 1~2경기 결장할 예정이다.
허웅은 지난달 30일 현대모비스전 직후 "지금도 슛을 던질 때 수비수가 발을 깊게(자신의 몸쪽으로)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뒤로 피하게 된다"라고 털어놨다. 심지어 "가끔 공이 날아가는 걸 보다 발 위치가 엉킬 때도 있다. 그런 걸 너무 신경 쓰면 슛이 더 안 들어간다"라고 밝혔다.
트라우마다. 슛을 던질 때 하체로 곧게 받치지 못하면 수비수가 발을 뻗을 때 상황에 따라 부상을 피할 수는 있다. 그러나 슈팅밸런스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상체에서 하체로 이어지는 라인이 수직을 유지하기 못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허웅이 선택한 방법은 연습이다. 그는 "개인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 칼렙 그린의 슈팅 루틴이 있는데, 2~3개월 전부터 똑같이 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그린과 함께, 오전 훈련 전에 슛이 100개가 들어갈 때까지 계속 던진다.
허웅의 최대강점은 슈팅능력이다. 3점슛은 물론, 미드레인지 공략도 능하다. 어느 지점에서든 스크린을 받은 뒤 곧바로 점퍼를 던질 줄 안다. 승부처에도 강하다. 트라우마를 완전히 극복하면,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허웅은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현대모비스와의 홈 경기는 인상적이었다. 경기종료 49초전 두경민의 패스를 받은 뒤 우중간에서 결승 3점포를 터트렸다. 수비가 느슨했지만, 허웅의 빠른 판단도 돋보였다. 이상범 감독은 "지시하지 않았다. 개인의 판단이었다"라고 했다.
경기종료 11초전에는 수비수를 붙여놓고 우중간으로 돌파하며 쐐기 득점을 올렸다.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상황서 강렬한 클러치능력을 뽐낸 순간. 이 감독은 "웅이는 원래 해결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했다.
허웅이 예전과 달라진 부분은 또 있다. 수비다. 군 복무 전만해도 수비가 다소 느슨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전역 후에는 다르다. 팀 디펜스에 참여하려는 자세가 돋보인다"라고 했다. 기술적으로 빼어나지 않아도, 마인드는 좋다.
허웅은 "(윤)호영이 형에게 수비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세밀하게 잘 알려준다. 수비를 잘해서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좋더라. 마인드가 바뀌었다. 꼭 내가 득점을 해야 팀이 이기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올 시즌 동생 허훈의 클러치능력이 돋보인다. KT는 6강 언저리에서 순위싸움 중이지만, 허훈은 올 시즌을 계기로 KBL 최고 토종가드로 거듭났다. 그러나 허웅 역시 클러치능력 만큼은 뒤지지 않는다는 걸 입증했다. 스타일은 달라도 게임 피니쉬 역할이 가능한 공통점이 있다. 허웅은 "동생과 나는 스타일이 다르다. 훈이의 장점은 나도 배운다"라고 했다.
그렇게 허웅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에이스로 진화하고 있다. KGC전 부상 악몽을 또 한번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이 감독은 "웅이와 경민이 같이 해결 능력이 있는 선수가 있는 게 팀에 고무적이다. 수비가 분산되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허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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