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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020 평창평화포럼이 개막 2일차를 맞이해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주제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를 펼쳤다. 세계평화지도자, 국제기구 대표, 학자, 기업인, 언론인 등이 참여한 이번 포럼은 △스포츠와 평화 △경제와 평화 △생태 DMZ와 평화 △UN 지속가능발전목표와 평화 등 4가지 핵심 주제로 16개 세션이 진행돼 한반도 현안을 진단하고 구체적 실천 과제와 평화를 진전할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모색했다.
첫 번째로 세계 3대 투자가 중 한 명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을 비롯한 철도 전문가들은 해선 철도와 유라시아 철도 연결을 통해 한반도의 신(新) 경제에 관한 이슈를 집중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논의의 주요 키워드는 '한반도와 유럽을 잇는 핵심 철도 2종,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동해선 철도'다. 두 철도는 헤이그 평화회의 시절부터, 베를린 올림픽까지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한국과 연결되어 있었지만, 남과 북이 분단되며 70년 간 운행을 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륙으로 가는 동해선 철도를 통한 남과 북의 연결과 교류는 동아시아 경제 공동체의 기반이 되어 지역의 새로운 번영과 함께 항구적 평화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철도 연결의 필요성과 기대효과, 미개통 구간(동해북부선)의 투자가치 및 효율적 연결 방안 등을 논의했으며, 이를 위한 단계적이고 구체적인 실천방안 및 현실적인 투자금 회수 방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서 금강산 관광재개 및 원산-갈마 관광지구를 필두로 한 동해안 남북공동 개발에 관한 대화가 이어졌다. 특히 CNN 서울지국 폴라 핸콕스 지국장이 좌장으로 참여하여, 날카로운 질문을 통해 한반도 및 아시아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냈으며 존 브래덕 브로드 오크 그룹 회장,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및 관광 산업 전문가들이 자리했다.
국제사회 제재 틀 안에서 가능한 북한 개별 관광 방식에 대한 다각적 검토가 있었으며, 경제적 효과 뿐만 아니라 평화를 위해서는 사람이나 물자의 교류가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는 것에 의견이 모였다.
짐 로저스 회장은 "한반도 철도가 연결되면 한반도의 경제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38선이 빨리 허물어져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세계 유일의 분단도(道) 강원도에서 추진 중인 '남북평화 하늘길, 바닷길 연결'에 대해 논의했으며, 최승환 한창해운 대표와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는 뱃길과 하늘길을 잇는 것은 현실적으로 즉각 실현 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승환 대표는 "육로를 통한 대북관광은 유엔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뱃길은 남북협력 만으로 가능하다"며 "속초항을 통해 선박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와 평화 세션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IOC 조정위원장이자, 현 IOC 위원인 구닐라 린드버그를 비롯한 이반 디보스, 버나드 라즈만 IOC위원, 유승민 2018 평창기념재단 이사장, 김기홍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대표, 장재복 외교부 공공외교대사 등 해당 분야 전문가 8명이 모여 스포츠를 통한 평화 교류에 대한 방안들이 논의했다.
지난 1월 유치에 성공한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을 필두로 해 평창동계올림픽 유산 확산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 세계가 지켜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한 평화에 대해 다시금 새길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특히 남북한의 경우, 선수에서부터 고위급 관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서로 마주할 수 있었고, 이는 남북, 북미, 한미 정상회의 등 더욱 구체적인 평화 논의로 이어졌다. 이러한 '평창평화정신'의 계승을 바탕으로 올림픽휴전(Olympic Truce) 등을 포함한 스포츠를 통한 다양한 실천방안을 논의했으며,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 또한 가졌다. 한편,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통한 남북교류 및 관계 개선은 2032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성공개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구닐라 린드버그 IOC 위원을 비롯해 다수의 IOC 위원들은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공동개최 및 남북 단일팀 구성을 통한 스포츠 교류를 적극적 지지를 표명했다.
청소년동계올림픽(Youth Olympic Games)은 2012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처음 개최됐으며, 전 세계 청소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경쟁보다는 친선과 우의를 다지며 올림픽 정신과 화합을 도모하는 국제적 대회이다. 특히 2024년 한국 강원도에서 개최되는 2024 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은 유럽 외의 장소에서 열리는 최초의 청소년동계올림픽이다.
유승민 이사장은 2032 공동올림픽 개최결의를 언급하며 "아직은 올림픽에서 2개 이상의 국가가 올림픽을 공동 개최한 사례가 없다"며 "하지만 남북한이 단일팀을 넘어서 최초로 올림픽을 공동 개최하게 된다면 과정이 어려울 수 있으나, 그 극복의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할 것"이라고 전하며, 좌중의 공감을 모았다.
'생태와 평화'를 핵심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박배균 서울대 교수, 이일청 유엔 사회개발 연구소 선임조정관이 함께 DMZ 평화지대에 관한 구체적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고성군을 중심으로 유엔평화도시 개발에 대한 모색과 통합적 미래 전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강원도는 세계유일의 분단도(道)로, 1945년 8월 15일 광복 당시에는 21개 군이었다. 하지만 분단 이후 여러 번의 통합을 거쳐, 오늘날 7개 시, 11개 군으로 구성됐으며 특히 그중에서도 고성군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나뉜 한반도 내 유일한 분단 군(郡)이다. 고성군은 전쟁과 분단의 상처뿐 아니라, 역사·정치·문화적인 특수성 및 DMZ를 포함한 보전가치가 뛰어난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고성군의 독특한 유산과 가치를 바탕으로 '고성 유엔평화도시' 제안을 필두로 평화도시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을 도출했다. 여기에, 구체적인 실천 전략으로서 평화도시 네트워크의 형성, 국제법의 틀 안에서 도시 설계의 전망, 국제기구 및 남북 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창의적인 제안과 로드맵이 펼쳐졌다.
이일청 유엔 사회개발연구소 선임조정관은 "최근 정책 담당자 및 실무자들은 여러 과업 중에서도 평화와 안보 구축 및 증진 정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평화에 대한 통합적 접근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남북한 정부의 정치적인 협력이 가장 우선 실행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강원도 고성군을 'UN 평화도시'로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을 논의 중이며, 남북고성의 자치권을 위한 협력적 자유왕래와 합의체 등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DMZ 평화지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과거 갈등과 적대의 상징으로 거론되었던 DMZ가 최근에는 70년 간 정체돼 있는 완충지대로서 주목 받고 있으며, 새로운 가치 공간으로의 관심을 모았다. 이에 DMZ 평화지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전망을 시작으로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세부적 실천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2020 평창평화포럼은 9~11일 3일간 열띤 논의를 거쳐 오는 11일, 폐막식에서 한반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구체적 실질적인 행동을 결의하고 촉구하는 2020 평창평화포럼 결의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같은 결의 발표는 향후 10년간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발전을 동시에 달성하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 2020 평창평화포럼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승민 이사장. 사진 = 2018 평창기념재단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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