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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이지훈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99억의 여자’를 통해 배우로서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인생캐나 다름없는 이재훈을 연기하며 ‘섹시한 쓰레기’라는 잊지 못할 수식어도 얻었고, 기존 이미지와 108도 다른 모습들도 선보였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는 우연히 현찰 99억의 움켜쥔 여자가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이번 작품에서 이재훈 역을 맡은 이지훈은 정서연(조여정)과의 치명적 사랑부터 윤희주(오나라)와의 애절한 부부 연기까지 다양한 매력을 펼쳐 보였다. 초반 윤희주의 친구인 정서연과 불륜을 저지르지만 결국 윤희주와의 진정한 사랑을 확인, 절절한 사랑꾼으로 거듭났다.
데뷔한지 7년. 2012년 ‘학교 2013’으로 데뷔해 ‘최고다 이순신’, ‘육룡이 나르샤’, ‘푸른 바다의 전설’, ‘신입사관 구해령’ 등에 출연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무려 한 해에 세 드라마에 출연한 적도 있을 만큼 ‘열일’하는 스타일.
이런 이지훈에게 배우로서의 목표를 묻자 “하루에 한 끼는 소고기를 먹을 수 있는”이라는 답이 되돌아왔다. 농담인 줄 아는 반응에 “농담이 아니에요. 진짜예요. 소고기를 좋아하는데 하루 세끼 소고기는 너무 부담이고”라는 진지한 말이 뒤따랐다.
“또 주변 사람들을 챙길 수 있는 그런 능력의 사람과 배우가 되고 싶고, 연기를 잘 하고 싶어요. 사실 데뷔하고 얼마 안 됐을 때는 ‘저는 어떻게 되고 싶어요’라고 했어요. 그런데 ‘내가 좋아해서 사랑해서 하는 연기고, 시간 가는 대로 나이 드는 대로 내 자리, 위치에서 맞게 하나하나 가다 보면 사람들이 말하는 뭐가 돼 있겠지’ 그런 생각에요.”
그동안 ‘열일’ 해 온 이지훈. 이유를 묻자 그는 “소고기를 먹기 위해서”라고 장난을 쳤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연기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더 많은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녹아 있었다.
“제가 체대를 다녔어요. 졸업하지는 못했고요. 연영과를 가지 못했어요. 전공자가 아니에요. 물론 그게 좋을 때도 있어요. 남들이 봤을 때 ‘쟤 뭐야. 자기 마음대로 해’라고 보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전 그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작품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자꾸 뭔가 도전해야 되고, 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있어요. 안정적인 것보다는 계속 연기해야 되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좀 늦게 시작했으니까 이렇게 해야 채워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이지훈은 자신을 끊임 없이 채찍질하는 이유를 묻자 데뷔작인 ‘학교 2013’에 출연했을 때의 일화를 전했다. “연기의 ‘연’자도 몰랐다”는 이지훈은 당시 장나라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이명이 들리며 머릿속에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학교 2013’과 다른 배우들이라는 ‘버스’를 탄 덕에 다음 작품도 할 수 있었다며 겸손한 말도 전했다. “저렇게 하는 데도 써주신 걸 보면 감독님들에게 가서 큰절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요”라며 웃어 보이기도.
“계속 그렇게 혼자 집에서 이불을 차고, 그런 시기가 쌓이고 쌓이면서 저도 어느 순간 ‘이 안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너무 좋은데 내 마음처럼 안 되니까, 제 마음처럼 못 보여주면 이 바닥에서 없어질 것 같았어요.”
최근에도 힘든 시기를 겪었다. ‘하우스헬퍼’가 끝나고 7개월가량 공백기를 가졌다. 필요한 시간이겠다 싶으면서도 힘들었다고 털어놓은 이지훈.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군대를 갔다 와서 4년, 거의 5년을 혼자 준비했어요. 그때의 저와 똑같이 준비하는 친구들이 있을 텐데, ‘7개월 쉬었다고 힘들어?’라고 할 수도 있어요. 저 스스로 너무 힘들었어요. 절 너무 괴롭혔죠. 피부도 다 뒤집어지고 살도 엄청 빠지고. 그런데 회복하는 건 금방 되더라고요. 간단하게 생각하고 좋게 생각하면 내 마음, 내 인생 편해지는 건데 왜 날 괴롭혔을까 싶더라고요.”
이지훈은 힘들었던 순간을 벗어나게 된 계기로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는 책을 언급했다. 자신이 어려운 데서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고 했다는 것.
“그 책을 읽으니 너무 심플하더라고요. ‘왜 그렇게까지 힘들어했지?’ 싶었어요. 책에 나오는 걸 포스트잇에 써서 곳곳에 붙여 놨어요. 신발장에 붙여 나갈 때 보고, 설거지하는 데 붙여 놓고 보고, 침대에 붙여놓고. 눈에 들어오니까 어느 순간 ‘이렇게 편한데 왜 그랬을까?’ 생각되더라고요. 그게 계기였어요.”
자신의 SNS에 ‘내 길 가자’고 적어 놓은 것도 이런 연장선이다.
“이전에 대형 기획사에 들어갔던 이유가 주변에서 ‘한류스타’ 그런 말들의 영향이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이걸 왜 하고 싶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사람들 눈에 들려고 하지?’, ‘잘 가고 있는 거고, 잘살고 있는 건가?’, ‘내가 도전 하고 싶고, 하고 싶은 거 하고 살려고 이런 일을 했는데 왜 사람들 눈을 의식하며 살까’ 고민하다 ‘내 길 가자’ 싶어서 그렇게 했어요.”
최근 SNS에 공개돼 눈길을 모은 것이 이지훈이 영재와 함께 ‘99억의 여자’ 마지막 회 본방사수를 독려하며 도전한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 이 영상을 본 여동생이 전화해 당장 지우라고 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틀 연습했어요. 영재랑 10번 맞춰봤는데 그렇게 나왔어요. 그런데 전 제가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해요. (웃음) DSP라는 회사에서 연습생을 하다 그만둔 적이 있어요. 춤 때문에 관뒀어요. ‘아무노래’가 유명하고 대세잖아요. 저희끼리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회의가 있었어요. ‘우리한테는 영재가 있다! 지훈이 넌 옆에서 살짝살짝 느낌만 해라’라고 했죠. 전 제가 그 ‘느낌’을 해낼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또 언제 해보겠어요. (웃음)”
[사진 = 지트리크리에이티브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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