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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 여자농구대표팀 이문규 감독의 거취에 변수가 발생했다.
최근 남녀농구대표팀 사령탑 검증 및 심사 방식이 바뀌었다. 대한민국농구협회 추일승 경기력향상위원장(KBL 오리온 감독)은 12일 SK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남자 3X3대표팀 정한신 감독이 바뀐 심사 방식에 의해 선임된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문성은 사무국장도 "최근 대표팀, 3X3대표팀 심사 방식에 변화를 줬다. 앞으로 남녀대표팀 감독 선임도 바뀐 방식이 적용된다"라고 밝혔다. 즉, 농구협회가 공개모집을 통해 지원자를 받으면, 경기력향상위원회가 후보자를 검증 또는 심사할 때 경력의 비중을 낮추고, 능력의 비중을 높인다.
그동안 남녀대표팀 사령탑 선정 방식은 경력, 수상 등 정량평가 비중이 전략과 전술, 비전제시, 면접 등 정성평가 비중보다 높았다. 문 국장은 "예전에는 대표팀 감독이 너무 경험이 부족하면 안 된다고 판단해 그렇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부작용이 불거졌다. 경력 및 성과는 분명하지만, 현장감각이나 현대농구에 적합한 선수 기용 및 전술 운용이 부족한 지도자가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경우가 있었다. 29일 계약이 만료되는 여자대표팀 이문규 감독(신세계 4회 우승, 2002년 여자농구월드컵 4강)이 이 케이스다.
이 감독은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부터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선수 기용 및 전술 운용에서 꾸준히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최근 올림픽 퀄러파잉토너먼트를 통해 지난 2년간 쌓인 부정적 여론이 폭발했다. 12년만에 올림픽 티켓을 따냈지만, 결과지상주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농구관계자들에 의하면 농구협회는 빠르면 다음주초에 여자대표팀 사령탑 이슈로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개최한다. 그 자리에서 여자대표팀 부문 경기력향상위원들이 이 감독의 재신임 여부를 놓고 의견을 교환, 결론을 낼 예정이다.
현 시점에서 이 감독의 재신임 여부를 전망하는 건 쉽지 않다. 어쨌든 지난 2년간 이 감독의 실책이 많은 건 분명했다. 분위기가 심상찮다. 한 농구관계자는 "대표팀 내부에서 신뢰가 깨졌다. 이 감독님이 도쿄올림픽에 가는 건 어렵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이 감독의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면 그 내용이 이사회에 정식 안건으로 올라간다. 이사회가 이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결론을 내린다. 이사회가 경기력향상위원회의 결정을 뒤집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 감독이 재신임 되지 않을 경우 농구협회는 공개모집을 통해 최근 바뀐 사령탑 검증기준을 적용, 새로운 사령탑을 결정한다. (만약 재신임 되더라도 다시 이 방식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대표팀 김상식 감독도 작년 3월 말 사실상 재신임을 받은 뒤 공모에 단독 지원, 2년 계약을 했다)
한편, 농구협회가 남녀대표팀 사령탑 검증 방식을 바꾸면서, 앞으로 공개모집이 아닌 직접 사령탑 영입 순위를 선정한 뒤 협상 및 계약에 나서는 방식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이 방식을 택해야 농구협회의 진정한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이문규 여자농구대표팀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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