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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미식평론가 브리야 샤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달라. 그러면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보겠다”라고 했다. ‘비건타이거’ 양윤아 대표는 육식주의자였다. 고양이 ‘앙꼬’를 키우면서 삶이 달라졌다. 내 고양이가 아닌 다른 동물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육식을 멀리하게 되었다. 처음엔 쉽지 않았다. 하루 이틀 지날수록 적응됐다. 육식주의자에서 채식주의자로의 변화로 삶 자체가 바뀌었다.
고양이 키우다 친환경 패션에 관심
양윤아 대표는 10대부터 패션 디자이너가 꿈이었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국제패션연구원에서 패션디자인과를 수료했다. 남성복 디자인,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리스트 등 패션업계에서 일하다 동물보호에 관심을 갖고 3년간 NGO에서 일했다.
“패션업계에서도 동물학대가 많이 일어난다는 걸 알았죠. 동물성 소재가 안 들어간 예쁜 옷을 찾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2015년 11월 ‘비건타이거’ 론칭, 송가인 현아도 즐겨입어
2015년 11월에 ‘비건타이거’를 론칭했다. 당시엔 비건이 생소했다. 이듬해 5월엔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비건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언론의 관심이 도움이 됐다. 소비자도 점점 비건 패션에 눈을 떴다.
“얼마 전에 송가인이 비건타이거를 스타일리시하게 소화했어요. 현아도 공항패션으로 비건타이거를 입어 기분이 좋았죠.”
비건 소재 확보가 관건
‘비건타이거’는 동물성 소재 대신 인조모피, 인조가죽, 재생 폴리에스터, 레이온, 린넨, 면 등 비동물성 소재로 사용한다. 특히 인조 모피는 최고급을 쓴다. 기존에 동물성 제품을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이래서 진짜 모피 입어야 돼”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최상급의 퀄리티를 유지한다.
전체 디자인 콘셉트는 생명에 대한 감수성에서 착안한다. 그는 ‘Animal Skin is Not Fabric’이나 ‘My Fur, Not Yours’ 같은 강한 슬로건을 아트워크해 디자인 하기도 하고 동물관광산업에서 착취당하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Born to be Wild’ 라는 캡슐 컬렉션을 진행했다.
“이번에 진행했던 컬렉션 제목은 ‘모피농장의 유령들’ 이에요. 우리가 사랑하는 동물들이 죽으면 무지개 다리를 건너거나 별이 되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모피농장에서 고통스럽게 죽은 동물들은 어디로 갈까? 편하게 별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슬픈 생각을 하다가 많은 사람들과 그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그런 생각들이 제 디자인의 한 가지 요소라고 할 수 있죠.”
뉴욕 패션 인플루언서도 탐내는 ‘비건타이거’
양 대표는 지난달 ‘뉴욕패션위크’의 런웨이에 섰다. 비건패션 브랜드로서는 최초로 뉴욕패션위크의 무대에 오른 것이다. 잊을 수 없는 순간에 한 가지 더 잊을 수 없는 일을 겪었다. 패션쇼에 참석한 한 인플루언서가 비건타이거 팬이라며 백스테이지까지 오더니 옷을 착용해 보고 싶다고 했다. 선뜻 내주고 함께 인증샷까지 찍었는데 정신이 없는 틈을 타 자기 옷을 버리고 도망가 버린 황당한 일을 겪었다. 뉴욕 경찰까지 출동했다.
“뉴욕 경찰이 그러더라고요. 너희가 옷을 잘 만들어서 그런다고요.”
그 인플루언서는 어떻게 됐을까. 옷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경찰이 자신을 찾고 있는 것도 잊은 채 자신의 인스타에 올리고 비건타이거의 자발적인 홍보를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뉴욕에서 뜻하지 않게 작은 유명세를 치뤘다.
세계 유명 비건 브랜드로 성장하겠다
‘비건타이거’는 현재 DDP 디자인 장터의 편집숍 SEF,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Taste 5.1, 커먼그라운드 편집숍, 청담 2.3.0 셀렉샵에 입점해있다. 또 뉴욕 소호의 쓰리앤와이, 캘리포니아 말리부 피스톨앤루시 편집숍에도 만날 수 있다.
“‘제2의 스텔라 맥카트니’가 꿈입니다. 세계적인 가수이자 비건 활동가인 폴 맥카트니의 딸인 스텔라 맥카트니는 친환경 및 지속가능을 추구하는 영국의 디자이너이자 브랜드죠. 비건타이거를 글로벌 시장의 유명 브랜드로 만들 겁니다.”
양 대표의 삶을 바꿔준 ‘앙꼬’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앙꼬 이야기를 할 때, 양 대표의 눈이 촉촉해졌다. 앙꼬는 하늘나라에서 비건타이거의 비상을 응원할 것이다.
한편 양윤아 디자이너의 ‘비건타이거’는 국내 최대 K패션몰인 HAN컬렉션의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점과 서울 동화면세점빌딩점에 입점하여 올 여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제공 = 비건타이거]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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