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키움 타자들이)공격하는 시간이 길어진 다음에 투구내용이 좋지 않다."
올 시즌 키움 우완투수 최원태에 대한 손혁 감독의 기대감은 남다르다. 과거 투수코치 시절부터 걱정했던 '역W'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팔 스윙의 타점을 높이고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면서 하체밸런스까지 조정했다. 어깨 피로와 부상의 위험을 낮추고, 주무기 투심패스트볼의 구속도 올렸다.
자체 연습경기, 타 구단과의 교류전 모두 좋았다. 그러나 정작 정규시즌이 개막하자 기복이 있다. 3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4.80. 7일 광주 KIA전서 5이닝 2실점으로 좋았다. 13일 고척 삼성전 7⅓이닝 4피안타 6탈삼진 4실점(2자책)으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19일 고척 SK전서 2⅔이닝 4피안타 2탈삼진 4볼넷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손혁 감독은 "(키움 타자들)공격의 시간이 길어진 다음에 투구내용이 좋지 않다"라고 했다. 공격이 시간이 길어지는 이닝은 다득점 혹은 다득점이 아니더라도 잔루가 많은 경우다. 아무래도 덕아웃에서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리듬이나 밸런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실제 19일 경기서 키움이 1회말에만 6득점하면서 긴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최원태는 2회초에 흔들리면서 4실점했다. 물론 유격수 김하성의 결정적 실책이 섞였지만, 기본적으로 최원태의 제구력과 커맨드가 흔들렸다. 1회초에 삼자범퇴를 이끌어낸 그 최원태와 180도 달랐다.
흔히 득점에 성공한 직후 수비에서 실점하지 말라는 야구 격언이 있다. 경기흐름을 넘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원태의 2회 4실점은 아쉬웠다. 손 감독은 "(승리투수를 의미)놓쳐선 안 될 경기를 놓쳤다"라고 했다.
초반에 6점의 리드를 등에 업으면 심리적인 안정감 속에 더욱 좋은 투구를 해야 좋은 선발투수라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당시 2회초 실점을 최소화했다면 흐름을 넘겨주지 않을 수 있었고, 시즌 첫 승의 가능성을 키울 수 있었다.
손 감독은 공격시간이 길어진 다음 이닝에서 흔들리는 원인을 디테일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일단 폼 교정에 의한 부작용은 아니라고 봤다. "대만 스프링캠프, 자체 청백전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교정한 게 문제가 있었다면 진작 그런 모습이 나왔을 것이다"라고 했다.
물론, 타점이 높아지고 구속이 향상되면서 투심의 움직임에 대한 걱정은 했다. 홈플레이트에서 움직여야 효과가 있다. 손 감독은 "베이스를 한참 지나서 움직일 까봐 걱정했다. 그러나 트랙맨과 랩소도로 확인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예전과 거의 비슷하게 움직인다"라고 했다.
또한, 손 감독은 "야구가 참 어렵다. 선발투수가 승리를 거두면 쉬울 텐데,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면 쫓길 수 있다. 다음에 그런 일이 또 생기면 이 방법, 저 방법을 다 써봐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반복될 경우, 치명적인 약점으로 굳어질 수 있다.
해결책의 예를 제시했다. 손 감독은 "공격시간이 길어지면, 중간에 한번 던지게(몸을 푸는 의미) 하고 다시 쉬게 할 수도 있다. 본인은 이제까지 그렇게 해본 적은 없다고 했다"라고 했다. 최원태와 손 감독,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의 조율이 필요하다.
손 감독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선발투수가 1년에 30경기에 등판하면, 3~4번 정도는 1~2회를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좋게 생각해서 원태는 그런 경험을 미리 한 번 한 것이다"라고 했다.
[최원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