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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지난 시즌 양의지의 공백을 메우며 주전포수로 성장한 박세혁이 정상호의 가르침 속 더욱 큰 포수가 되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 박세혁과 정상호로 포수진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주전포수 박세혁에 이흥련, 장승현 등이 뒤를 받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김태형 감독의 부름을 받아 현역을 연장한 정상호가 백업 자리를 차지했다. 13경기를 치른 박세혁이 9차례, 정상호가 4차례 선발 포수를 맡았다.
수치로 보면 당연히 주전포수 박세혁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 그러나 최근 들어 김 감독이 박세혁보다 정상호를 중용하고 있다. 지난 16일 광주 KIA전을 시작으로 최근 4경기 중 3경기서 정상호가 주전 안방마님을 맡았다. 정상호는 전날 잠실 NC전에서 노련한 리드로 크리스 플렉센의 8이닝 1실점 호투를 이끌며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 시즌 첫 선발 풀타임 시즌을 훌륭하게 보낸 박세혁에게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일까. 포수 출신의 김 감독은 상황에 따른 판단력 부족을 꼽았다. “투수는 상대 팀, 타자, 볼카운트에 따라 모두 다른 승부를 해야 한다. 포수가 그런 부분을 빨리 캐치해서 카운트를 잡을 건지, 피해갈 건지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론을 전하며 박세혁이 아직 이 부분에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렇기에 정상호의 등장이 반가운 김 감독과 박세혁이다. 정상호는 지난 시즌까지 1군 통산 1108경기, 포스트시즌 46경기를 치른 백전노장. 이제 주전 2년차를 맞이한 박세혁에게 딱 맞는 멘토인 셈이다. 정상호 영입은 박세혁을 비롯해 경험이 적은 두산 포수들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김 감독의 큰 그림이기도 하다.
박세혁도 최근 줄어드는 선발 기회를 인지하고 있었다. 전날 끝내기안타 이후 만난 박세혁은 “이제 주전 2년차라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팬들의 눈높이도 높아졌을 것이고, 작년보다 더 잘해야 하는 것도 맞다”며 “내가 부족하다면 당연히 팀이 이길 수 있는 누군가가 나가서 이기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정상호의 조언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고 있다. 적어도 올 시즌은 정상호가 경쟁자가 아닌 멘토다. 감독과 코치에게만 의존해 성장해야 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바로 옆에서 살아있는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선배가 있어 든든하다.
박세혁은 “(정)상호 형은 경력도 많고 리드도 잘한다. 그래서 배우는 점이 생긴다”며 “플렉센이 잘 던진 것도 있지만 형의 리드가 없었다면 이렇게 잘 던질 수 있었을까 싶다. 경기를 보면서 또 배웠고, 평소에도 항상 상호 형한테 먼저 가서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다가오는 후배를 마다할 선배는 없다. 정상호 또한 박세혁에게 많은 노하우를 전수하려 한다. “너의 소신을 믿고 리드해라”, “포수가 자신이 없으면 안 된다” 등 조언을 통해 박세혁을 더욱 강인한 포수로 만들고 있다.
박세혁은 “(정)상호 형 덕분에 좀 더 자신 있게 하려고 하고, 안 되더라도 밝은 모습을 보이려 한다. 상호 형 한마디 한마디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시즌2를 맞이한 박세혁의 주전포수 성장기에 멘토 정상호의 등장이 가져올 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세혁(좌)과 정상호(첫 번째), 정상호(좌)와 박세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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