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리니 감독 "김연경 국내 복귀, 대표팀에 긍정적 영향" [MD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주장 김연경을 필두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을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이 23일 대한민국배구협회를 통해 이탈리아에서의 근황 및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과 관련한 향후 전략 및 계획을 전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지난 5월 초 대표팀 사령탑 계약을 2021년 여름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계약 기간은 2020 도쿄올림픽까지였지만, 대회가 1년 연기되며 자연스럽게 계약을 연장했다.

개최국 일본을 비롯해 세르비아, 브라질, 도미니카공화국, 케냐와 A조에 편성된 한국은 내년 7월 25일 브라질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도쿄올림픽 본선에 나선다. 이후 27일 케냐, 29일 도미니카, 31일 일본, 8월 2일 세르비아를 차례로 만난다.

다음은 현재 이탈리아에서 여자배구 프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라바리니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많은 변수가 생겼다. 한국 입장에서만 본다면 유리한가 아니면 불리한가.

“도쿄올림픽이 연기됐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한국 선수들과 한국의 배구를 더 많이 연구할 수 있고, 올림픽에서 만날 상대팀에 대해 더 많이 분석할 수 있다. 내년 여름을 준비할 시간이 생겼기 때문에 도쿄올림픽 연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김연경이 해외리그 생활을 마치고 흥국생명으로 와서 대표팀 주전 레프트 이재영, 주전 세터 이다영과 한 팀이 됐다. 이 선택이 대표팀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김연경 복귀를 알고 있다. 이는 세터인 이다영, 리시브를 하는 이재영과의 연결 면에서 김연경에게 중요하게 느껴질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또한 복근 부상에서 회복하고 체력을 비축, 부담감이 큰 올림픽 직전에 한국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이 그녀에게 좋을 것이다.”

-김연경의 정확한 몸 상태를 파악하고 있는가.

“김연경과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몸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다. 김연경은 매우 뛰어난 선수이고 또 도쿄올림픽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올림픽 이전까지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라바리니 감독 부임 후 대표팀이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임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전술적인 면이다. 기존 한국 대표팀이 했던 스타일과 달리 좀 더 빠르고, 네트를 충분히 활용하며 라이트 포지션의 비중을 높이고 센터 포지션의 빠른 공격 템포를 적용시키고자 했다. 또한 블로킹의 전술적 중요도 때문에 블로킹에서 이전과는 다른 전술을 제시했다. 선수들의 기술적인 역량에 코칭스태프의 전략을 더해 이전과는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리베로 김해란이 출산을 이유로 은퇴했다. 새 리베로로 누구를 생각하고 있는가.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아직 올림픽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한다. 이미 대표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오지영과 김연견은 다시 한 번 본인이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임을 어필해야 하며, 새로운 리베로들도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기회는 열려있다. 시기 상 어려워 보이긴 하지만 김해란도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 확실한 것은 앞으로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동안 각 선수들이 보여주는 실력을 바탕으로 올림픽 최종 엔트리를 선발할 것이다. 더불어 엄마가 될 김해란이 순산하기를 기원한다. 부모가 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김해란과 그녀의 가족이 늘 행복하길 바란다.”

-현재 이탈리아 현지의 코로나19 사정은 어떤지 궁금하다. 만약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올림픽이 열린다면 그래도 한국팀을 이끌고 출전할 것인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상황은 2달 전보다는 매우 나아졌다. 확진자와 사망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여러 예방법과 함께 점점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긴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난 것이 아니며 언제든 더 강한 바이러스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이탈리아는 모든 수칙을 지키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데 있어서 한국 국민들만큼 부지런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우려와 불안 속에 있다. 이러한 면에서 철저한 한국의 방역체계와 높은 시민의식 수준으로 코로나19 대응의 선례를 보여준 한국인들에게 감사하다. 현재 배구협회와의 계약은 도쿄올림픽까지 연장이 완료됐기 때문에 내년 올림픽이 열린다면 당연히 한국팀을 이끌고 출전할 것이다.”

-남자부 대한항공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 한국행을 결정하기 전에 조언을 해줬다는데 어떤 내용인가.

“어떻게 하면 한국에서 지도 생활을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참고할 만한 것들을 알려줬다. 그리고 한국의 클럽은 지도자가 일하는데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행운을 빈다고 이야기해줬다. 대표팀 훈련을 위해 한국에 들어가게 되면 산틸리 감독과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그리고 8월 코보컵 대회를 시작으로 V리그를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올림픽에서의 가장 큰 목표는 한국이 다시 한 번 세계적인 팀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그리고 단계적으로 접근해야겠지만 먼저 만만치 않은 우리 조에서 8강에 진출하는 것이고 그 이후 그 다음의 목표로 향할 것이다. 8월에 있을 코보컵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는 코보컵을 즐기고, 대회를 통해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행운을 빈다고 전하고 싶다. 또한 대표팀 훈련이 시작되면 좋은 결과를 위해 대표팀에 일조할 수 있도록 최고의 컨디션으로 합류하길 기대한다.”

-한국팬들에게 한 마디.

"한국 팬 여러분, 나와 코칭스태프는 한국에 가기를 고대하고 있다. 휴대전화에는 도쿄올림픽 첫 번째 경기까지 368일 남았다고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다. 한국에 돌아가 대표팀이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꿈을 이룰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여러분과 다시 만나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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