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의 진짜 걱정은 따로 있다?
KBO 리그 3년차에 투구 동작을 지적 받은 타일러 윌슨도, 느닷 없는 사인 훔치기 논란 해프닝도 LG의 경기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LG는 활화산 같은 타선의 힘으로 SK에 이틀 동안 35득점을 폭격하면서 3연승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걱정도 있다. 아직 불펜의 정상화를 현실로 만들지 못한 것이다. LG의 팀 불펜 평균자책점은 5.49로 6위에 올라 있으며 특히 7월로 한정하면 6.72로 9위에 머무르고 있다.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돌아왔지만 복귀 후 평균자책점은 11.57로 안정감과 거리가 있으며 여건욱(7월 평균자책점 15.19), 이상규(11.81), 김대현(9.82) 등 집단 난조를 보이면서 결국 정우영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LG는 29일 인천 SK전에서 11-6으로 이겼지만 정우영에게 2⅓이닝을 맡겨야 했다. 선발투수 정찬헌이 5이닝 10피안타 5실점으로 5회를 버틴 것에 만족을 해야 했고 6회에 올라온 최성훈이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주자 2명을 남기자 결국 LG는 정우영을 호출해야 했다. 정우영은 2⅓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삼진 2개를 잡고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SK의 추격 흐름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었다.
요즘 정우영은 멀티이닝은 기본이다. 최근 5경기 연속 멀티이닝을 소화했다. 11일 잠실 NC전 1⅔이닝 29구, 18일 잠실 한화전 1⅔이닝 33구, 21일 수원 KT전 1⅔이닝 20구, 26일 잠실 두산전 1⅓이닝 13구, 그리고 29일 인천 SK전에서 2⅓이닝 20구를 던졌다.
어느덧 불펜투수 이닝 2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38⅓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정우영은 키움 김태훈(40이닝)의 뒤를 잇고 있다. 그래도 이닝에 비해 투구수(540개)가 적은 편이라 불펜투수 투구수 7위에 랭크돼 있으며 30이닝 이상 소화한 불펜투수로 한정하면 이닝당 투구수 14.1개로 가장 적어 엄청 무리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장기 레이스를 고려하면 언제까지 정우영에게 많은 짐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LG는 우선 이정용, 이찬혁 등 신예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류중일 LG 감독도 이를 두고 "불펜의 분위기 쇄신"이라고 표현했다. 미래가 촉망되는 선수들이지만 이들에게 당장 필승조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 무리가 있다. 다만 조금이라도 지원사격을 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LG가 정우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우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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