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공격적인 승부가 좋아졌다."
키움 히어로즈 좌완 김재웅의 프로필 신장은 173cm. 스파이크를 신고 측정했으니 실제 좀 더 작다고 봐야 한다. 김재웅은 2일 고척 NC전을 앞두고 "고교 때보다 조금 컸다. 좀 더 컸으면 하는 생각은 있다"라고 했다.
위축되지 않는다. 2017년 신고선수로 입단한 뒤 작년에 정식선수로 등록된 이유가 있다. "강심장이라기보다 타자에게 집중한다. 불펜 투구보다 경기에 나가서 던지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어릴 때부터 타자가 있으면 더 집중이 됐다. 관중이 있어야 집중도 더 잘 된다"라고 했다. 확실히 남다른 기질, 배짱이 있다.
키움이 또 다른 쓸만한 좌완투수를 얻었다. 시즌 전 연습경기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첫 등판서 포수 박동원과 사인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과감히 고개를 젓는 모습에 손혁 감독이 꽤 놀랐다. 당시 손 감독은 "김재웅은 관중 유무에 상관 없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장점이 많다. 수직무브먼트가 좋아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다른 투수들보다 더 좋다. 손 감독은 "템포 조절도 잘 한다"라고 했다. 경기흐름과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야 할 때, 늦춰야 할 때를 본능적으로 알고 움직인다. 김재웅은 "늦추고 싶으면 늦추고 좋다 싶으면 쭉 간다"라고 했다.
손 감독은 "불펜보다 마운드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투수"라고 했다. 불펜보다 마운드에서 제 기량을 못 보여주는 투수도 많다. 불펜에서의 모습을 마운드에서 그대로 보여줘도 괜찮다. 그러나 김재웅은 실전용이다.
1일 고척 NC전 선발등판서 이런 장점들을 발휘했다.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2볼넷 3실점. 패전투수가 됐지만, 올 시즌 네 번째 선발 등판만에 처음으로 5이닝을 채웠다. 에릭 요키시, 최원태, 이승호가 이탈한 선발진. 5이닝 3실점이 2~3이닝 무실점보다 낫다. 도망가지 않고 과감하게 자신의 무기들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시즌 중반까지 주로 불펜 추격조로 나섰다. 그 또한 경험이 됐다. 김재웅은 "타자에게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빨리 잡아야 한다는 걸 느꼈다. 볼카운트가 불리하면 맞는 상황이 많다. NC전서는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졌다. 공격적인 승부가 좋았다"라고 했다.
작년에 2군에서 꾸준히 선발 등판했다. 김재웅은 내년, 내후년을 위해서라도 현 시점에서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 손 감독은 "선발투수로서 자질이 있다. 다시 캠프로 돌아간다면 선발로 준비시켰을 것이다"라고 했다.
김재웅은 "선발투수는 준비과정에서 여유가 있다. 불펜투수는 빨리 준비해서 나가야 하는데 선발은 스케줄이 있다. 작년에 2군에서 선발로테이션을 돌면서 나만의 루틴도 생겼다. 선발과 불펜 둘 다 어렵다"라고 했다.
전력분석방식의 차이가 분명하다. 김재웅은 "불펜은 빠른 공 위주로 던져야 한다. 선발은 여러 구종을 섞어서 던져야 한다. 투구패턴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 전력분석부터 다르다.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라고 했다.
1군에서 처음으로 5이닝을 던져봤으니, 다음 목표는 퀄리티스타트와 첫 선발승이다. 김재웅은 "2군에선 6이닝까지 던져봤다. 5이닝을 던진 것 자체로 잘한 것 같다. 불펜 소모를 최소화해서 팀에 도움을 줬다. 마음에 맞는 친구가 1군에 많아서 편하다. 유희관(두산 베어스) 선배님의 컨트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배님의 경기운영을 배우고 싶다. 투구를 보면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김재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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