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박혜진이 갑자기 빠졌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극복해냈다. 김소니아의 '하드캐리', 김정은의 노련함으로 우승후보 KB를 격침했다.
1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KB 리브 모바일 여자프로농구 개막전. 외국선수 없이 치르는 시즌. 신한은행 정상일 감독은 개막 미디어데이서 "골밑은 박지수의 놀이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개막전서 이 말은 반만 맞았다. 실제 박지수는 외국선수가 없는 골밑에서 자유롭게 활동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준비는 돋보였다. 김소니아가 박지수에게 줄 점수는 줬지만, 상당히 잘 막았다. 신장은 작아도 힘이 좋은 언더사이즈 빅맨. 자세를 낮추고, 박지수에게 들어오는 공을 팔을 뻗어 몇 차례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공이 들어오면 최대한 버텨내면서 어렵게 슛을 던지게 했다. 실제 박지수는 1쿼터 초반 몇 차례 이지슛 실수가 있었다.
공격에선 저돌적이었다. 과감한 드라이브 인과 컷인 득점으로 높은 공격 지분을 가졌다. 우리은행은 확실히 오프 더 볼 무브가 좋다, 공을 가지지 않은 선수들이 활발히 스크린을 걸고 빈 공간으로 움직이며 KB 수비를 무너뜨렸다.
여기에 초반 변수가 있었다. 우리은행 간판 박혜진이 1쿼터 5분15초를 남기고 다리에 불편함을 호소, 스스로 교체 사인을 냈다. 위성우 감독은 김진희를 투입했다. WKBL에 따르면 박혜진은 왼쪽 발바닥 부상.
그러나 우리은행은 철저히 약속된 움직임을 이행하며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박혜진이 없으니 김정은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3쿼터 들어 잇따라 점수를 만들었다. 최희진을 가볍게 따돌리고 미드레인지 점퍼, 돌파 등으로 연속 득점을 만들었다. 박지현도 볼 핸들러 역할을 하면서 박혜진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다만, 김소니아의 4파울로 시간이 흐를수록 박지수 수비가 쉽지 않았다. 박지수가 엔드라인에서 공을 잡을 때 트랩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은행의 수비는 1대1. 패스센스가 좋은 박지수, 외곽이 좋은 KB의 특성을 감안한 선택.
4쿼터 종료 8분41초전. KB 염윤아가 발목을 붙잡고 쓰러졌다. 이때부터 KB의 응집력이 올라왔다. 심성영과 박지수의 2대2, 김민정은 김정은을 잘 막은 뒤 멋진 돌파로 점수를 만들었다. 우리은행의 근소한 우위로 승부처에 들어갔다.
3분45초전. 김소니아가 박지수를 외곽으로 꺼내 우중간에서 돌파로 점수를 만들었다. 높이에서 밀리지만 스피드에서 앞서는 걸 상징한 장면. 3분13초전 나윤정이 우중간에서 기습적인 3점포를 만들었다. KB의 스크린 대처가 되지 않은 순간. 이후 우리은행은 1분15초전 박지현의 돌파로 4점 리드를 잡았다. 최희진의 수비 약점이 드러났다.
이후 김정은이 박지수에게 투입되는 공을 긁어내면서 KB 공격리듬을 끊었다. 리바운드에선 지속적인 우리은행의 우세. 이날 우리은행은 박지수에게 파울을 적지 않게 했지만, 최대한 정상적인 몸싸움을 하면서 박지수의 막판 체력을 떨어트렸다.
우리은행은 종료 35초전 박지현이 다시 최희진을 공략하는 돌파 득점이 나왔다. 이후 KB는 강아정이 3점포를 터트렸으나 늦었다. 결국 우리은행의 71-68 승리. 박지수 수비에 대한 철저한 준비, 상대 공수 약점을 철저히 물고늘어지는 전략으로 박혜진 공백을 극복해냈다. 김소니아와 김정은의 하드캐리가 빛났다. 역시 저력이 있는 팀이다.
[우리은행 김소니아(위), 김정은(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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