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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방송인 홍석천이 거절을 못하는 자신의 성격 때문에 힘들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커밍아웃 관련 고충을 토로했다.
12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홍석천이 출연했다.
이날 홍석천은 "제 성격이 밝고 긍정적인데, 사람들이 제 성격을 아니까 제가 힘들다고 해도 '괜찮을 거야'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주변에서 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사업 조언을 해달라고 할 때 'NO'라고 하고 싶은데 성격상 그게 안 된다. 'NO'를 못 하니까 제가 너무 힘들어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동료 연예인, 선후배들이 오면 상담을 해준다. 상담이라는 게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분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이수근은 "기가 다 빠져나가지 않냐"고 물었다. 홍석천은 "그렇다"고 답했다. 서장훈은 "나도 힘들고 고민이 많은데,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다 보니 본인이 지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석천은 "커밍아웃한지 20주년"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게 성소수자 이미지가 있다. 제가 그런 상징성이 있으니까 성소수자 관련 사건이 터지면 다 저한테 (화살이) 온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사건 때도 사람들이 저한테 '왜 입장 이야기를 안하냐'고 하더라. '내가 왜 입장을 밝혀야하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고민이 되기도 하더라"라며 "20년 동안 커밍아웃한 유명인은 저 혼자니까 무슨 문제가 되면 제가 공격 대상이 된다. 그런 것들이 저를 힘들게 한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홍석천은 과거 대학교에 강의를 갔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질의응답 시간에 학생들이 저한테 이상형에 대한 질문을 하더라. 그때 '300'이라는 영화가 흥행할 때였다. 학생들에게 유머스럽게 '300명의 멋진 남자들이 멋있다'고 하니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회상했다.
홍석천은 "마지막에 어떤 학생이 '여태껏 성관계를 몇 번 했냐'고 묻더라. 주변 학생들이 그 학생에게 야유를 했다. 그 학생이 민망해하길래 재밌게 하기 위해 아까 언급한 영화 '300'을 이야기하며 '그냥 300이라고 할까요?'라고 하니 분위기가 풀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런데 거기에 인턴 기자 한 명이 와있었고, 그걸 기사화했다. 제가 강의 중 '중학교 때 성 정체성 고민이 있었다'고 했는데, '중학교 때 300명과 성관계'라고 기사를 썼더라. 이걸 믿을 사람이 있을까 했는데 다 믿더라"라며 억울해했다.
이를 들은 이수근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기로 했다. 길을 지나갈 때 이수근을 보고 욕하는 사람 없었다. 그거만 믿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홍석천은 최근 코로나19로 식당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폐업을 알린 바 있다. 이에 서장훈은 "가게를 접으면서 번아웃이 온 게 아닌가 싶다"라며 "나쁜 소문들이 있어도 힘있고 에너지 넘치게 일했다면 신경도 안 썼을 것이다. 사람이 한 가지만 와야 하는데, 이것저것 복합적으로 오면 그때 터진다"며 걱정했다.
홍석천은 "저도 아는데 잘 안 된다. 누군가가 부탁하면 그걸 함께 하는 게 즐거웠던 사람이다. 이태원 가게를 정리했을 때도 첫 번째로 '동네 상인들이 내가 떠나고 버틸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미안했다. 두 번째는 나로부터 희망의 메세지를 받던 분들한테 실패한 게이로 비쳐지기가 싫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사실 제가 2년 전 패혈증으로 죽을 뻔했다. 병원에서 갑자기 수술을 하면서 살아났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내 상태를 인지하고 일을 좀 줄여나갔다. 그런데 문제가 새로운 게 자꾸 생각이 나더라"라고 고백해 이수근과 서장훈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를 들은 서장훈은 홍석천에게 "방전에는 당할 수가 없다"며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을 권했다.
[사진 = KBS Joy 방송 화면]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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