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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역시 가을야구 선배는 달랐다. 상대가 틈을 보이자 이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1차전 기선을 제압한 두산 베어스다.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1차전.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가을야구 단골손님 두산과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 된 KT의 흥미로운 맞대결이 성사됐다.
그야말로 관록과 패기의 맞대결이었다. 정규시즌 순위 및 상대전적은 오히려 KT가 앞선 상황. KT 이강철 감독은 가을이 처음인 사령탑답지 않게 1차전 선발로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아닌 루키 소형준을 내는 과감함까지 선보였다. 이에 두산 김태형 감독은 “하던 대로 하겠다. KT의 경험 부족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평범한 각오를 남겼다.
중반까지는 이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6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2.51로 강했던 루키 소형준이 6⅔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최고의 투구를 펼친 것. 4회 2사까지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고, 두 차례의 수비 실책에도 신인답지 않은 의연한 대처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두산 역시 7회까지 크리스 플렉센이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묶었다.
두산이 8회 먼저 0의 균형을 깼다. 포스트시즌은 상대의 틈, 실투 등을 놓치지 않는 팀이 승리를 차지하는 법. 8회 선발 자원 윌리엄 쿠에바스가 깜짝 구원 등판했지만 선두 최주환이 사구를 얻어낸 뒤 정수빈의 희생번트에 이어 오재일이 내야안타로 2사 1, 3루를 만들었다. 쿠에바스를 강판시키는 한방이었다. 이후 김재환과 허경민이 바뀐 투수 김재윤을 만나 연속 적시타로 2-0을 만들었다.
정규시즌 2위 KT는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8회말 선두 배정대가 볼넷, 황재균이 2루타로 1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다. 강백호가 2루수 뜬공에 그쳤지만 로하스가 자동고의4구로 1루를 채웠고, 4번 유한준이 이영하에게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흐름이 다시 KT로 넘어간 상황. 그러나 9회초 시작과 함께 김재호가 좌전안타로 물꼬를 텄고, 준플레이오프 2차전 쐐기 득점의 주인공 이유찬이 대주자로 투입됐다.
단기전에서 후반부 대주자는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천금 같은 자원. 두산은 이유찬이 있기에 과감한 작전을 펼쳤다. 후속 오재원 타석 때 초구부터 도루를 단행했다. KT 배터리도 이를 예측하고 피치아웃을 시도했지만 공이 포수 미트에서 살짝 벗어났다.
순식간에 2루에 도착한 이유찬은 오재원의 희생번트 때 빠른 발로 3루를 밟았다. 그리고 대타 김인태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밟기에 이르렀다.
두산은 이유찬의 결승 득점에 힘입어 KT를 꺾고 플레이오프 기선을 제압했다. 역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1.3%에 달한다. 이유찬의 빠른 발이 또다시 두산을 구해냈다.
[이유찬. 사진 = 고척돔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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