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런 이점은 가져가야 한다."
오리온 공격의 최대무기는 이대성(혹은 한호빈)과 이승현의 픽&팝이다. 이승현이 탑이나 45도에서 공을 가진 이대성에게 스크린을 걸고 슬쩍 외곽으로 빠진 뒤 공을 받고 던지는 외곽슛은 다른 구단들이 알고도 막기 어렵다. 이대성과 이승현에게 선택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대성은 공격력이 강하다. 스크린을 받으면 상대는 빅맨의 강력한 헷지, 트랩, 심지어 스위치를 한다. 이때 로테이션으로 전열을 갖추기 전에 이승현에게 오픈 찬스 혹은 미스매치 공격기회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대성이 타고난 패서는 아니다. 그러나 이승현의 움직임을 잘 캐치한다. 이승현에게 조금이라도 수비가 처지면 본인이 직접 공격한다.
이승현은 강력한 스크리너이면서 좋은 패서다. 픽&팝을 통해 슛 찬스를 잡지 못해도 동료의 오픈찬스나 미스매치 공격 기회를 잘 찾는다. 2대2의 장점은 수비밸런스를 무너뜨리면서 나머지 동료 세 명의 효율적인 움직임을 유도, 팀의 공격리듬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승현과 이대성의 픽&팝으로 한호빈 허일영 김강선 디드릭 로슨 등이 더 좋은 찬스를 잡는다. 한 마디로 이승현의 2대2는 오리온 공격의 뼈대가 되는 옵션이다.
오리온이 28일 전자랜드전서 승기를 잡는 결정적 장면이 4쿼터 초반 8점차로 벌린 이승현의 우중간 3점포였다. 이승현이 한호빈에게 스크린을 걸고 3점 라인 밖으로 빠졌다. 전자랜드가 스위치로 이승현의 슛 시도를 막자 이승현은 다시 코너의 한호빈에게 공을 건넸다. 이때 전자랜드의 로테이션이 늦었다. 한호빈에게 수비수가 달려들자 이승현에게 찬스가 났다. 한호빈이 재빨리 다시 이승현에게 패스했다. 완벽한 오픈 3점포. 30일 KCC전 종료 1분49초전 역시 김강선과의 픽&팝을 통해 결정적 득점을 올렸다.(그러나 오리온은 패배)
이승현은 스크린을 걸고 짧게 움직일 때도 있고, 길게 움직일 때도 있다. 3점슛도 좋지만 퍼리미터에서 시도하는 점퍼는 더 정확하다. 볼 핸들러 수비수의 스위치를 보면서 움직이기 때문에 오픈 찬스를 더 잘 잡는다. 픽&롤을 하다 멈춰서 뱅크슛을 터트리기도 한다. 핸드오프와 슬립도 적절히 활용, 스크리너 수비수를 잘 속인다. 이승현은 "여러 방법이 있다. 상대 디펜스에 맞춰서 하다 보면 수월하게 찬스를 만들 수 있다"라고 했다.
또 하나. 이승현은 왼손잡이다. 수비 입장에선 이승현의 슛 블록이 쉽지 않다. 마주보는 오른손잡이 수비수가 그대로 팔을 뻗으면 왼손잡이 공격수의 슛을 쉽게 막을 수 있는 듯하다. 그러나 수비수는 관성적으로 오른손잡이 공격수의 슛을 막는데 익숙하다. 왼쪽 돌파를 막는 것도 오른쪽 돌파를 막는 것보다 쉽지 않다. 오른손잡이보다 희귀한 왼손잡이의 이점을 무시할 수 없다.
이승현은 "그건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이 전부 오른손잡이인데 나만 왼손잡이다. 아버지가 어릴 때 농구를 할 때 의도적으로 왼손으로 하게 했다. 글은 오른손으로 쓰고 밥은 왼손으로 먹는다. 그런데 농구(돌파)는 오른쪽으로 잘 못한다"라고 했다.
가뜩이나 패스능력을 갖춰 픽&팝이 위력적인데, 왼손잡이라 수비수 입장에선 더욱 막기 어렵다. 올 시즌 34경기서 평균 32분55초 동안 12.9점 5.7리바운드 3.0어시스트 0.9블록 필드골성공률 48.9%. 다만, 출전시간이 길다. 30일 KCC전서 40분 풀타임 소화. 체력관리를 잘 하는 게 중요하다.
밀도 높은 개인연습을 한다. 이승현은 "팀 훈련을 하고 개인훈련을 하는데, 사실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픽&팝을 해서 슛을 던지는 게 내 장점인데, 찬스를 잡으면 실수를 하면 안 된다. 김진유, 전성환 등이 많이 도와줘 고맙다"라고 했다.
절친 이종현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이승현은 "연습을 할 때 종현이도 부른다. 번갈아 슛을 잡아준다. 종현이가 내 슛을 안다. '형, 그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말해주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준다"라고 했다.
[이승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