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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영화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77)를 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파문이 일자 남편이자 피아니스트인 백건우(75) 측은 입장을 내고 청원 내용을 반박했다.
앞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이 청원에 게재된 실명은 게시판 관리자에 의해 가려졌지만, 프랑스에 머무는 알츠하이머 투병 원로배우라는 설명은 윤정희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청원인은 "지금 ***는 남편 ***(*****, 경칭생략)와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에 있습니다"면서 "필요한 약을 제때에 복용하지 못할 경우, 특히 당뇨약의 경우 치명적인 사태가 올 수도 있어서 심히 염려가 됩니다.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서 자기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합니다. 직계 가족인 배우자와 딸로부터 방치된 채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는 혼자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합니다. 간병인도 따로 없고, 프랑스 정부 보조 프로그램에서 지원하는 사람이 일주일에 세 번 와서 청소를 해주고 갑니다. 형제들과의 소통은 아주 어렵고 외부와 단절이 된 채 거의 독방 감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면서 "치매 환자는 익숙한 환경에서 지내야 하고 옆에서 항상 돌봐줘야 한다고 치매 전문 의사들은 말합니다. 프랑스로 강제 이주되기 전에는 ***는 단기 기억만 없었지, 밝고 명랑하며 농담도 잘했습니다. 그러던 ***는 프랑스에 끌려가서는 대퇴부 골절로 입원도 하고 얼굴은 20년도 더 늙어 보였습니다"고 호소했다.끝으로 "***가 직계 가족으로부터 방치되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박탈된 현 상황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제대로 된 간병과 치료를 받으며 남은 생을 편안히 보냈으면 하는게 청원자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충격적인 청원 내용이 온라인 상에서 이슈가 되고, 매체를 통해 보도되기 시작하자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에 윤정희의 남편인 백건우가 속한 공연기획사 빈체로가 입장을 내놨다.
빈체로 측은 7일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당사 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그분의 딸인 백진희에 대해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내용은 거짓이며 근거 없는 주장이다"고 밝혔다.
이어 "백건우와 윤정희는 평생을 함께 연주 여행을 다녔지만 몇 년 전부터 윤정희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되며 길게는 수십 시간에 다다르는 먼 여행길에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가족과 멀리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요양병원보다는 가족과 가까이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게시글의 내용과는 달리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게시글에 언급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은 모두 법원의 판결 아래 결정된 내용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윤정희는 안락하고 안정된 생활이 필요하다. 공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개인사가 낱낱이 공개되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된 악의적인 게시글의 무분별한 유포 및 루머 재생산, 추측성 보도 등 아티스트와 아티스트 가족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를 더 이상 삼가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정희는 대종상 여우주연상 3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3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 3회에 빛나는 전설적인 배우다.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리기도 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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