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용인 김진성 기자] 처절한 마지막 승부였다. 승자와 패자가 갈렸지만, 두 팀 모두 박수 받을 명승부의 주연이었다.
KB와 삼성생명의 15일 챔피언결정 최종5차전. KB 안덕수 감독과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이 더 이상 새롭게 보여줄 건 없었다. 이미 2~3차전서 두 팀 주축멤버들의 체력은 바닥났다. 쉬운 이지슛 미스, 수비로테이션 미스, 패스미스 등이 속출했다.
객관적인 경기력은 분명 좋지 않았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쉽게 승부를 포기하지 않은 강인함이 있었다. 삼성생명 배테랑 김한별과 김보미가 그랬고, KB도 3~4차전을 치르면서 주장 강아정을 중심으로 베테랑 염윤아의 움직임이 살아나면서 오히려 승부처의 응집력을 끌어올렸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5차전. 삼성생명은 기적처럼 공수활동량이 다시 살아났다. 외곽 에이스 윤예빈과 베테랑 김보미, 배혜윤-김한별 더블포스트의 코트밸런스와 상당히 좋았다. 박지수에 대한 더블팀과 로테이션도 살아났다. 더블팀 이후 배혜윤의 속공, 윤예빈의 컷인 득점 등이 나왔다.
임근배 감독은 초반부터 김보미와 김한별, 배혜윤의 체력안배에 신경 썼다. 이명관과 김한비를 조금씩 투입하며 버텼다. 전반적으로 에이스 김한별의 공격 응집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윤예빈과 배혜윤을 앞세워 버텨냈다.
KB는 김소담 선발 카드가 실패로 돌아갔다. 삼성생명의 활동력이 살아나면서 김소담의 느린 발이 부각됐다. 1쿼터 초반 스위치를 유도한 뒤 우중간 3점포를 터트린 부분은 좋았지만, 실이 많았다. 단, 에이스 박지수의 골밑 응집력은 상당히 좋았다. 2-3 지역방어도 활용하면서 추격의 기회를 엿봤다.
삼성생명은 계속 코트를 넓게 쓰면서 내, 외곽의 조화를 이뤘다. 배혜윤과 김한별이 페인트존에서 우위를 보이며 계속 앞서갔다. 특히 배혜윤이 박지수와의 공수매치업서 근소하게 앞섰다. 덕분에 파울트러블에 걸린 김한별이 공격에 집중했다.
또한, 삼성생명은 배혜윤과 김한별에게서 파생되는 외곽 공격이 계속 터졌다. KB는 외곽포가 전반적으로 터지지 않았고, 3쿼터 내내 턴오버가 끊이지 않으면서 좀처럼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삼성생명은 김보미의 엄청난 수비가 3쿼터 막판 또 나왔다.
삼성생명 김한별과 KB 김민정, 강아정이 나란히 4파울로 4쿼터에 돌입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끝까지 활동력이 살아있었다. 활발한 패스로 찬스를 만들었고, 김단비의 외곽포, 윤예빈, 김보미 등의 득점이 나왔다. 체력이 떨어진 KB는 계속 실책이 나오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삼성생명은 4분26초전 김한별의 훅슛으로 17점차까지 도망가며 승부를 갈랐다. 3~4차전서 죽다시피 했던 활동력이 다시 살아나면서 4위의 반란을 완성했다. 74-57 승리, 최종 3승2패로 우승. 김한별, 김보미 등 베테랑들의 엄청난 텐션은 도저히 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스포츠가 선사할 수 있는 전율이 담겨있었다. 여기에 윤예빈 등 신예들의 잠재력 폭발이 결합되면서, 삼성생명은 2021년 봄 여자프로농구 최강자로 거듭났다. 물론 KB 역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면서 맥 없는 승부를 하지 않았다. 통합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삼성생명 선수들. 사진 = 용인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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