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판타스틱한 경험을 쌓을 기회가 될 것이다."
개막 후 1개월이 흘렀다. KIA 좌완 이의리는 김진욱(롯데)과 장재영(키움)이 극심한 성장통을 겪는 와중에 신인투수 '빅3' 중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냈다. 선발로테이션에 완전히 자리매김, 신인왕 레이스에서 치고 나갔다.
4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42. 아직 표본이 적고, 타자들에겐 낯설다. 장기레이스에서 버텨내는 내구성, 상대 분석 후 대응능력 등 검증 받아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아있다. 현 시점에서 이의리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건 섣부른 측면이 있다.
그래도 떡잎이 다른 대형신인인 건 부정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디셉션이 좋고, 간결한 딜리버리를 지녔다.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유형이다. 지난달 22일 잠실 LG전(6⅔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볼넷 1실점)과 28일 광주 한화전(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1볼넷 무실점)서 잇따라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고, 결국 데뷔 첫 승을 따냈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커맨드가 좋았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처음에는 변화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것과 제구를 잡는 것에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한화전서는 1회부터 바로 잡고 들어갔다. 가장 인상 깊은 점은 그 순간을 부담스러워하거나 압박감을 갖지 않는 것을 계속 증명한 부분"이라고 했다.
이의리는 커브를 던지지만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비중이 높다. 다만, 이미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폼에 거의 차이가 없고, 체인지업을 스트라이크 존에 넣었다 빼는 능력까지 갖췄다. 4경기서 22⅓이닝 동안 25개의 삼진을 잡은 건 이유가 있다.
윌리엄스 감독도 "이의리는 초반에 패스트볼 커맨드만 잡히면 체인지업도 잘 통하는 스타일이다. 사실 많은 어린 투수가 변화구를 던질 때 변화구를 던지는 것 같은 느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의리는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모두 팔이 나오는 속도가 똑같다. 그를 좋은 투수로 만들어주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런 이의리에게 도쿄올림픽과 신인왕은 성장의 확실한 촉매제가 된다. 장기레이스에서 겨우 1달이 지났을 뿐이다. 현 시점에서 이의리의 도쿄올림픽 출전과 신인왕은 많은 변수가 있다. 단, 이의리로선 올림픽과 신인왕을 바라보며 방심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는 토대로 삼을 수 있다.
본인도 굳이 손사래를 치지 않았다. 첫 승 직후 도쿄올림픽에 대한 질문에 "나가고 싶다"라고 했고, 신인왕 질문에는 "계속 열심히 하겠다"라고 했다. 윌리엄스 감독도 "올림픽은 자격이 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엔트리에 들어갈지 모르겠지만, 갈 수 있다면 판타스틱한 경험을 쌓을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설레발은 위험하다. 다만, 이의리가 도쿄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면, 혹시 김경문호가 메달을 딴다면 KIA 차세대 에이스로서 10년 이상 롱런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아울러 1985년 이순철 이후 36년만의 타이거즈 신인왕 꿈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이의리(위), 이의리와 맷 윌리엄스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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