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반성 많이 했습니다."
SSG는 최근 4연승을 달리며 단독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아직 시즌은 초반이다. 류선규 단장은 팀을 거시적으로, 냉정하게 바라본다. SSG는 수 년전부터 중앙내야수, 특히 유격수에 대한 갈증이 심했다. FA 최주환을 영입했지만, 어디까지나 2루수다. SK 시절부터 오랫동안 이 조직에 몸 담은 류 단장은 그동안 유격수 보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2루는 최주환 영입으로 한 숨 돌렸다. 최항도 있고 김창평도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유격수는 김성현이 있지만, 간혹 수비 안정감이 살짝 떨어진다. 2루수로서의 가치도 있다. 박성한은 수비력이 좋지만, 공수에서 전반적으로 더 성장해야 한다. 이밖에 2군의 김성민 등이 있고, 안상현도 곧 군 복무를 마친다. 2~3년 뒤, 그리고 군 복무 로테이션까지 감안하면 이대로 있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과거 FA 시장도 검토했고, 최근에는 타 구단에 트레이드도 많이 문의했다. 김찬형의 경우, 하루아침에 성사된 영입이 아니다. 류 단장은 "타격 포텐셜"이 있다며, 2년 전부터 눈 여겨봤다. 유격수와 2루수, 3루수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내야수.
NC에 두 명(정현, 정진기)을 내주고 한 명을 받아온 트레이드다. 사실 구단은 선수 한 명, 한 명이 자산이다. NC로부터 한 명 더 받아올 생각은 없었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하면 (트레이드 성사가)안 될 것 같았다"라고 했다.
그만큼 SSG는 중앙내야수 보강이 급했다. NC가 20일 잠실 LG전 직후 SSG에 OK 사인을 보내자 SSG는 21일 인천 LG전을 앞두고 일사천리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김찬형의 성장에 대한 확신이 크다. 정현보다 낫다고 믿는다.
흥미로운 건 그 과정에서 "반성 많이 했습니다"라는 류 단장의 소회다. 물밑에서 트레이드를 추진하면서 10개 구단의 중앙내야를 분석해보니, SSG의 뎁스가 다소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왔다. 프런트의 실질적 수장으로서 소위 '현타'를 느낀 듯했다.
류 단장은 "다른 팀들은 미리 유격수를 확보해놓더라. 어느 팀에 '(2군에 있는)저 유격수 안 써요?'라고 하면 '(1군 주전이)다치면 (1군에)올려야 되니까'라고 하더라. 다른 팀들은 저렇게 하는구나 싶었다. 좋은 유격수가 많은데 트레이드를 안 하더라"고 했다.
그 팀들의 선수 욕심으로 보였지만, 냉정하게 판단해보니 "그런 팀들이 강팀"이라고 느꼈다. 역사적으로 중앙내야, 나아가 센터라인이 강하지 않은 팀들에 한국시리즈 우승은 '미션 임파서블'이었다. 상대적으로 최근 몇년 간 중앙내야수, 특히 유격수 리빌딩이 쉽지 않던 SSG로선 김찬형 트레이드 과정에서 시장의 냉정한 현실을 확인했다.
이제 SSG는 김찬형을 잘 활용하고, 잘 성장시키는 게 중요하다. 김원형 감독은 "김성현, 박성한, 김찬형을 상황에 맞게 잘 활용하겠다"라고 했다. 당장 김찬형은 22일 인천 LG전서 선발 2루수로 뛰었다. 2타수 무안타에 볼넷 2개를 골라냈고, 괜찮은 수비력을 보여줬다.
[SSG 류선규 단장(위), 김찬형(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SSG 랜더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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