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윤석민은 현역 시절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프로야구선수로서, KIA의 에이스로서, 책임감이 때로는 과도한 프레셔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라운드를 떠난지 1년, 윤석민은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웃음과 행복을 찾았다.
윤석민은 30일 광주 KIA-KT전 직후 은퇴식을 가졌다. 경기 도중 기자실을 찾은 윤석민의 얼굴에는 후련함으로 가득했다. 물론 약간의 아쉬움도 보였지만, 새로운 삶을 시작한 행복이 더욱 커 보였다.
윤석민은 "은퇴한 뒤 사람이라는 게 괜찮을 수가 없었다 은퇴하고 좀 쉬면서 '내가 앞으로 뭘 해야 하지'라고 생각했다. 오래 쉬다 보니 마음도 추슬렀다. 야구는 99% 잊었다. 1% 정도 남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라고 했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윤석민은 "아무래도 나이가 어리니까. 또래 친구들, 선배들이 그라운드에서 뛰는 걸 볼 때 자꾸 아쉬운 생각이 든다. 야구장에 나와보니 내가 충분히 뛰고 있을 나이인데 후회가 좀 되기도 하고 '어깨 관리를 좀 잘 할 걸'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어차피 끝난 일이니 마인드컨트롤도 하고 여가 생활을 하면서 잊었다"라고 했다.
지금이 행복하다. 윤석민은 "미래 설계를 아직 못 했다. 사실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 보니 생각을 안 하게 되는 경향도 있었다. 잘 자고 잘 먹고 스트레스가 없다. 운동할 때는 '내일 어떻게 할까, 공을 어떻게 던질까' 싶었다. 그게 몇 십 년간 이어졌다.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고 침대에 누우면 너무 빨리 잠에 든다"라고 했다.
은퇴식은 최근 구단과 꾸준히 연락하면서 결정했다. "처음에는 코로나19가 끝나고 하고 싶다고 얘기 했고, 구단도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길어지고 있다. 너무 시간이 지나면 안 될 것 같아서 하기로 마음을 먹고 시기를 잡았다"라고 했다.
프로골프 테스트 등 지금은 야구가 아닌 행복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 타이거즈로 돌아올 날을 꿈꿨다. 윤석민은 "제일 잘 한 게 야구다. 지금도 야구를 보고 있고 야구 공부는 놓치지 않고 있다. 언젠가는 (타이거즈에서 지도자를)하고 싶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라고 했다.
경기 후 은퇴식에서도 울지 않았다. 윤석민은 웃는 얼굴로 "타이거즈에서 좋은 기억만 갖고 떠난다. 팬들에게 감사하다"라고 했다.
[윤석민. 사진 = 광주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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