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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한일전은 꼭 이기고 싶다."
키움 외야수 이정후는 16일 발표된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에 무난히 승선했다. 외야수는 단 4명만 선발됐지만, 당당히 뽑혔다. 현재로선 강백호(KT)와 함께 핵심타자 역할을 맡을 게 유력하다.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5월 이후 본래의 모습을 회복했다. 16일 고척 LG전서는 김재유의 초구를 공략해 재역전 결승타를 생산, 이름값을 했다.
이정후의 네 번째 국가대표팀 발탁이다. 2017년 APBC, 2018년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에 이어 2년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다. "이전까지는 부담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번 올림픽 대표팀 명단을 보고 느낌이 달랐다. 또래 친구도 많이 보이고, 선배님들은 빠졌다. 조금씩 내가 중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타순은 중요하지 않다. 한국에서 제일 잘 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자리다. 어떤 자리든 내가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다. 과정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역시 한일전을 기대했다. 2년 전 프리미어12서는 두 차례 모두 패배했다. 올림픽서 일본과 조는 다르지만, 패자전이 포함된 복잡한 토너먼트 성격상 최소 한 차례 이상 만날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일본을 넘지 못하면 금메달은 쉽지 않다.
이정후는 "일본을 이겨보지 못했는데 단기전이다. 결과는 모른다고 생각한다. 일본도 홈 입장이라 유리할 수 있는데 부담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도 있다. 한일전을 치를 경우 꼭 이기고 싶다"라고 했다.
일본도 이날 최종엔트리 24명을 발표했다. 그 중에선 예전에 롤모델이리고 밝힌 야나가티 유키(소프트뱅크 호크스), 프리미어12 결승전 8회에 삼구삼진을 당한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도 포함됐다.
이정후는 "고교 시절부터 야나기타의 영상을 많이 봤다. 실제로 보면 신기할 것 같다. 일본이 다른 팀과 경기를 하면 그 선수가 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볼 것 같다. 나 역시 어리고 성장해야 할 나이다. 국제대회는 경험을 쌓으러 가는 게 아니라 결과를 내야 하고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 그래도 얻어갈 건 얻어가고 싶다"라고 했다.
또한, "프리미어12 결승서 마지막 타석에 나를 삼구삼진으로 잡은 오릭스의 동갑(야마모토) 투수가 있다. 2년 전에 솔직히 공이 좋다고 느꼈다. 커브, 포크볼, 커브로 삼진을 당했다. 그 전까지 프리미어12서 한 번도 삼진을 당하지 않다가 처음으로 당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정후도 2년간 성장했다. 교타자에서 중장거리 타자로 변신했다. "2살을 더 먹었다. 예전에는 경기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매 순간에 집중해서 플레이 하다 실수를 한 적도 있었다. 이젠 경험도 좀 쌓였다. 타석에서 차분해진 것 같다. 야구가 그때보다 조금 늘었다"라고 했다. .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좋은 기억도 떠올렸다. 당시 이정후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그때 감독님이 경기 있는 날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보라고 한 기억이 난다. 9경기 모두 봤다. 선배님들이 너무 멋있었다. 아직도 뛰는 이용규 선배도 너무 잘 하셨다. 베이징올림픽을 보고 국가대표팀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당시 우승을 하다 보니 초등학교 야구부에 있는 내가 괜히 기가 살았다. 내가 우승한 것 마냥 친구들에게 자랑도 하고 그랬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궁극적으로 도쿄올림픽서 해피엔딩을 꿈꾼다. "야구가 옛날에 비해 조금씩 인기가 식는는 얘기를 들었다. 요즘에는 e스포츠 등 재미있는 게 많다. 코로나19 여파도 있는 것 같다. 야구 인기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은데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야구 인기가 살아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정후. 사진 = 고척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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