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1987년 야구 취재를 시작해 일본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등 오랜 기간 경기를 보고 있지만 6월30일 고척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롯데-키움전에서 아주 생소한 장면이 나와 한 순간 ‘뭐하고 있는거지?’ 의문을 가졌다.
롯데의 래리 서튼 감독이 코로나 19로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서 최현(미국명 행크 콩거)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은 두번째 경기다. 최현 감독 대행은 처음으로 경기를 이끈 전 날 키움에 13-5 승리를 거뒀고 롯데는 25일 두산전 9-1 승리부터 4연승을 달렸다. 따라서 6월의 마지막 날인 30일 경기는 7월24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중위권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게임이었다.
롯데는 1회 4점을 선취해 6회초까지 4-1로 앞섰는데 6회말 위기가 왔다. 4-3으로 한 점차까지 추격을 당한 뒤 투수 오현택이 1사1,2루에서 키움 변상권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해 4-4 동점이 됐다. 계속된 1사2,3루.롯데 이용훈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투수를 이인복으로 교체했다. 타자는 롯데 좌타자 송우현이었는데 바뀐 투수 이인복은 속절없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에 몰렸다.
만루가 되자 mbc스포츠플러스 중계 카메라는 롯데 덕아웃 모습을 보여줬다. 방송 화면을 캠처한 사진이 그 장면이다. 대기 타석에는 최현 감독대행(사진 왼쪽)은 메이저리그 스타일로 덕아웃 앞에 서 경기를 운영했다. 바로 오른쪽은 수비코치로 3루 주루코치로 나서는 문규현코치가 있다.
중계를 보니 최현 감독 대행과 문규현 코치는 급하게 데이터를 확인하는지 분석 자료가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종이, 페이퍼(paper)를 넘겨 보았다. 그리고 수비 위치를 조정하는 듯한 손짓을 했고 포수 정보근이 마운드에 올라 투수와 얘기를 나누고 내려왔다.
어찌 보면 위기에서 최현 감독대행과 문규현코치가 데이터 페이퍼를 펼쳐본 단순한 행동이다. 몰래 보는 ‘커닝 페이퍼(cunning paper)는 아니다. 2021시즌 KBO리그에 데이터야구와 수비 시프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야수들이 뒷주머니에 상대 타자 타구 등을 예상하는 전력 분석 페이퍼를 넣고 나가 펼쳐보다가 논란이 된 뒤 지난 시즌부터 전면 허용됐다.
그런데 무엇인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상황에 따라 상대 타자 들에 대한 분석 데이터 확인이 필요했겠지만 감독이 덕아웃 앞에서 대놓고 전력 분석 페이퍼를 찾아보고 작전 지시를 하는 장면을 본 기억이 과거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서 별로 없기 때문이다. 덕아웃 뒤쪽 감독석에서 찾아보기는 했다.
페이퍼 분석 자료에 따라 수비 위치를 조정한 덕분인지 이지영이 2루수 직선 타구로 아웃됐고 후속 서건창도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롯데는 4-4 동점으로 1사 만루 위기를 넘겼다. 경기는 8회초 롯데가 1점을 앞서나갔다가 키움이 말 공격서 2점을 뽑아 롯데가 5-6으로 패하며 연승을 마감했다.
[사진 = MBC스포츠플러스 방송 캡처]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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