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도쿄올림픽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대한민국은 4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터키와의 8강전에서 세트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했다. 런던 올림픽에 이어 9년만에 다시 대한민국 여자배구는 올림픽 4강에 올랐다.
라바리니 감독은 터키전이 끝난 후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4강에 갈 줄 몰랐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많은 배구인들도 대한민국 전력으로는 8강도 잘했다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올림픽 4강에 진출했으니 라바리니 감독으로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이다. 지난 6월까지 대한민국은 국제배구연맹 랭킹 14위였다.
라바리니 감독은 “매일 꿈꾸는 것 같다. 누구도 이 꿈을 안 깨웠으면 좋겠다”라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라바리니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것은 지난 2019년. 여자배구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이었다. 협회는 그동안 여자대표팀 감독 선임을 놓고 다각도로 고민과 논의를 거듭했지만 결국 라바리니를 선임했다.
당시 협회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현대 배구의 흐름에 맞는 전술과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지난해 세계클럽선수권대회에서 팀을 2위로 이끈 것과 현재 브라질 리그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라며 라바리니 감독 선임 배경을 밝혔다.
협회는 “세계배구의 새로운 흐름을 간파하고 국제대회에서 높이 있는 팀을 상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 감독을 영입함으로써 대표팀 운영에 있어서 획기적이고 신선한 전환이 필요했다”라며 라바리니 감독을 선임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협회의 기대대로 올림픽 4강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라바리니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들의 능력을 믿으면 더 멀리갈수 있다"고 말해줬다며 "메달 가능성을 열어줘서 고맙다"고 밝혔다.
이제 라바리니 감독은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 여자배구팀이 결승에 간다면 라바리니 감독은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상 구기종목 최초로 메달을 딴 외국인 감독으로 남게 된다. 패하더라도 3-4위 결정전이 남아있다. 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서 동메달을 딴 적이 있다. 메달을 따면 45년만의 경사이다.
한편 대한민국 올림픽사상 구기종목에 외국인 감독이 출전한 것은 두번째이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당시 비쇼베츠 감독이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예선에서 1승1무1패로 8강진출에 실패했다.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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