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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여자축구 대표팀을 “극단적 좌파 미치광이 집단”이라고 불러 논란을 빚고 있다. ‘깨시민’이라고 돌려 비하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성과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대표팀은 지난 5일 도쿄올림픽에서 호주를 4대 3으로 꺾고 동메달을 따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단적인 좌파 미치광이들이 이끄는 우리 여자 대표팀이 '깨시민'이 되지 않았더라면, 동메달 대신 금메달을 땄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한 영어 단어는 ‘Woke’다. 직역하면 ‘깨어 있는’이라는 뜻이지만 사회 및 정치적 맥락에 대해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는 좌파 성향의 시민을 비하하는 형용사로도 쓰인다. 명사형 ‘Wokester’는 한국어 은어인 ‘깨시민’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그는 그러면서 “당신이 깨시민이 된다는 건 모든 걸 잃게 된다는 의미”라며 “깨시민적인 것들은 끝이 좋지 않다. 우리 여자축구팀도 그런 상태”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팀 내 애국주의자 몇 명이 있긴 하다”며 “깨시민들을 애국주의자들로 대체하고 다시 승리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표팀의 유명 선수 메건 라피노를 “그 보라색 머리 여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보라색으로 염색한 머리’는 일부 서구 젊은층 사이에서 종종 성 소수자의 외모 특징 중 하나로 여겨진다.
라피노는 실제로 성 소수자다. 미국계 이스라엘인 여자 농구 선수 수 버드와 2017년 결혼했다.
라피노는 2019년 프랑스 여자월드컵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8강전을 앞두고 백악관 초청 가능성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초대하더라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초청은 안 했지만 일단 이기기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미국 여자축구팀은 그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 왔다. 1996년 이래 올림픽 금메달만 네 차례 따냈고, 여자월드컵 우승컵도 네 번 들어 올렸다. 올림픽 금메달을 놓친 2000년엔 은메달을 땄다.
[사진 = AFPBBNews]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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