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이렇게 위태로운 5위팀이 또 있을까. 이제는 MVP급 기량을 자랑하는 캡틴의 멘탈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KBO 리그 후반기가 10일부터 개막한다. 순위 싸움에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팀은 역시 NC 다이노스다. 지난 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NC는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37승 35패 2무로 5할 승률을 겨우 넘긴채 전반기를 마쳤다. 순위는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현재 순위는 5위에 있지만 마치 낭떠러지에 몰린 듯한 모습이다. 야구계를 뒤숭숭하게 만든 '술자리 파문'으로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가 KBO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아 후반기 출전이 무산됐다. 모두 주전 라인업에 포함돼 있는 선수들이라 타격이 크다. 여기에 올해 복귀를 준비했던 구창모는 수술대에 올라 내년 이후를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것도 모자라 팀의 중심을 잡고 있던 '캡틴' 양의지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NC를 더욱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에 나선 야구 대표팀은 4위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참가국이 6개국이라 절반 만큼만 해도 메달을 따낼 수 있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대표팀이 좌절한 이유로는 양의지의 부진도 꼽을 수 있다. 양의지는 이번 대회에서 타율 .136(22타수 3안타)로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양의지 올림픽 타율'이 자동 검색어로 완성이 될 정도로 논란이 됐다.
지난 해 NC를 통합우승으로 이끌 때만 해도 "125억원이 아깝지 않다"는 찬사를 받았던 양의지는 올해 타율 .348 20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홈런과 타점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어 정규시즌 MVP도 노릴 수 있는 엄청난 페이스를 보여줬다. 타격 부문도 4할 가까운 타율을 자랑한 강백호(KT)만 아니었다면 타격 3관왕도 노릴 수 있는 위치였다. 이것도 모자라 역대 포수 최초 사이클링히트라는 새로운 기록까지 쓰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리그에서의 압도적인 활약과 달리 국제 무대에서는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멘탈이 무너진 모습을 보여 NC에게는 크나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양의지는 타석에서 "할 수 있다"라고 소리도 칠 정도로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심했다. 이제 막 귀국한 양의지가 얼마나 빨리 멘탈을 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NC의 입장에서는 최후의 보루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양의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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