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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경기도 성남시 야탑고등학교 3학년 때 뉴욕 양키스와 계약을 맺고 태평양을 건넌 박효준(25)이 피츠버그 파이리츠(Pittsburgh Pirates)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마침내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2015년 첫해 가장 초보 단계인 루키(Rookie) 리그팀, 필래스키 양키스에서 첫 발을 내디뎌 트리플A 스크랜튼/윌크스-배리 레일라이더스까지 오른 그는 무려 7년 만인 지난 7월17일 꿈에 그리던 뉴욕 양키스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양키스타디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러나 보스턴전서 7회 대타로 한 타석, 외야 수비 등 1경기 출장이 전부였고 5일간 덕아웃만 지킨 뒤 다시 트리플A로 내려갔다.
그리고 열흘 후인 7월27일 피츠버그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뉴욕 양키스는 투수 클레이 홈즈를 받고 야수 박효준과 디에고 카스티요를 피츠버그로 보냈다. 주목할 점은 뉴욕 양키스는 공격력을 중시하는 아메리칸리그(동부지구), 피츠버그는 수비가 강한 내셔널리그(중부)라는 것으로 박효준이 팀 뿐만이 아니라 리그를 옮겼다는 사실이다.
박효준은 피츠버그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로 옮겼는데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다가 바로 빅리그로 콜업돼 2일 홈구장 PNC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7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7회말 우익수 쪽 2루타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11일 역시 PNC 파크에서 세인트루이스 선발 좌완 J.A. 햅의 패스트볼을 공략해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홈런(우월 솔로)을 쏘아 올렸다.
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 불펜에서 쓸 수 있었던 투수 클레이 홈즈를 보내고 메이저리그에서 겨우 1경기에 출장한 박효준을 데리고 온 이유가 무엇일까? 어떤 판단을 하고 트레이드를 단행했을까?
박효준이 피츠버그에 오자마자 빅리그에 콜업돼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을 보면 피츠버그의 트레이드는 잘 짜여 진 전략에 의한 것으로 보여진다.
피츠버그는 북미 프로스포츠 팀 사상 가장 오랜 기간인 20시즌 연속 승률 5할 미만을 기록한 ‘루저(loser)' 팀이다. 올시즌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다. 115경기를 치른 13일 현재 8연패에 41승74패로 승률이 3할5푼7리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피츠버그가 박효준을 트레이드로 데려온 이유는 시즌 중이지만 내년을 대비해 강력한 리빌딩에 돌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츠버그의 선수 육성과 트레이드 등을 논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것이 트래비스 소칙이 2015년 저술한 ‘뉴욕 타임즈’ 출판 베스트셀러 ‘빅 데이터 베이스볼(Big Data Baseball)'이다. 이 책은 루징 팀 피츠버그가 2013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피츠버그 최악의 해였던 2007년 9월 단장(GM)으로 부임한 닐 헌팅턴이 야구 전통주의자 클린트 허들 감독을 설득하고 힘을 모아 ‘빅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선수단을 구성하고 경기 전략을 짠 것이 마침내 2013시즌 94승68패(승률 5할8푼, 중부지구 2위, 1위는 세인트루이스)로 5할 승률 이상은 물론 피츠버그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적으로 나타났다.
‘빅 데이터 베이스볼’이 추구하는 목표 중의 하나가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이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거물 자유계약선수(FA) 투수 타자를 영입할 수 없다면 포수의 프레이밍을 활용해 투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땅볼을 유도하는 투구로 수비진을 최대한 활용하는 야구를 하는 것이다.
박효준은 바로 '빅 데이터 베이스볼’을 펼치는데 가장 적합한 야수로 피츠버그의 선택을 받았다. 피츠버그가 박효준에 앞서 한국프로야구에서 내야수 강정호를 스카우트해 성공한 배경에도 ‘빅 데이터 베이스볼’이 있다.
닐 헌팅턴 단장은 2019시즌을 마치고 피츠버그를 떠났고 현재는 벤 셰링턴 단장이 데렉 쉘튼 감독과 함께 팀을 이끌고 있다.
‘뉴욕 타임즈’가 출판한 베스트셀러 ‘빅 데이터 베이스볼’의 저자인 트래비스 소칙은 빅데이터를 응용해 선수를 육성하는 ‘THE MVP MACHINE'을 지난 해 4월 출판했다.
[사진=AFPBBNews]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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