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 #지난 12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홈구장인 PNC파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애덤 웨인라이트가 홈팀 피츠버그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었다. 9이닝 동안 내준 안타는 단 2개, 볼넷은 없었고 탈삼진은 7개를 기록했다. 웨인라이트가 이날 던진 공은 단 88개.
언론이 이날 주목한 것은 그의 나이이다. 웨인라이트는 1981년 8월30일 생이다. 우리나이로 41살인 웨인라이트는 만 40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서 완봉승의 주인공이 되었다.
#지난 1일과 7일 도쿄올림픽 야구 경기가 열린 요코하마 스타디움. 이날 한국은 도미니카 공화국과 예선전과 동메달 결정전을 가졌다. 당시 도미니카의 선발 투수는 라울 발데스. 그는 한국과의 예선전에서 111구를 던졌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84개를 던졌다.
빌데스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날고 긴다는 타자들을 상대로 노련한 피칭을 선보였다. 직구 구속은 130km밖에 되지 않지만 타자들을 유인하는 변화구로 한국 타자들을 막아냈다.
발데스는 1977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45살이다. 어디 코치나 하고 있을 나이에 그는 당당히 ‘야구의 나라’ 도미니카 공화국의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2021년 KBO리그에서 가장 나이 많은 투수는 롯데 송승준이다. 1980년 6월29일생이다. 우리나이로 42살, 만 나이로는 41살이다. 하지만 송승준은 올 해 1군에는 등록도 하지 못해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또 그는 금지약물 소지 혐의로 KBO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올해 뿐 아니라 내년에도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웨인라이트와 발데스가 불혹을 넘겼지만 여전히 현역으로, 그것도 선발 투수로 뛰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도미니카리그를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KBO리그에서는 최근 몇년간 40을 넘겨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기록한 투수는 찾아볼 수가 없다. 지난 2015년 9월30일 NC 손민한이 잠실 두산전에서 기록한 40세 8개월28일이 마지막이었다.
지금 KBO에서 40세 넘는 투수도 송승준 뿐이고 그 뒤를 이어 SSG 신재웅(39)과 삼성 오승환(39), LG 고효준(38), 두산 이현승(38) 순이다. 전부 중간계투나 마무리이기에 당분간 40대 선발승 투수는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12년전 한화 송진우를 보자. 1966년 2월생인 송진우는 12년전인 2009년 9월 23일 대전 LG 트윈스전에 선발로 나섰다. 당시 나이가 43세 7개월 7일이었다.
이는 역대 최고령 선발 등판 기록인데 송진우는 그해 4월8일 역대 최고령 승리투수(구원승)가 되기도 했다. 최고령 선발승의 주인공도 송진우인데 42세 6개월 28일이었다.
40대 투수는 송진우 이후에도 KIA 최향남, NC손민한, KIA임창용, KIA최영필, 한화 박정진, LG 류택현, 삼성 권오준, 롯데 송승준이 있었지만 올해는 1군마운드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다른 나라 프로야구에서는 선수 생명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KBO리그에서만 일찍 야구인생을 접는, 어찌보면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분명 선수생활을 하기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음에도 투수의 생명력은 짧아지고 있다. KBO 투수들의 시계는 거꾸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KBO 투수들의 ‘조로현상’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다. 팀에서 아니면 감독이 기회를 주지 않아서 빨리 은퇴할 수도 있고, 아니면 선수 자신이 일찍 은퇴를 결정해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투수들이 자기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 가장 크다. 실력이 있다면 어느 감독이 퇴출시키겠는가? 지금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젊은 투수들이라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과제이다.
[현역 최고령 선수인 송승즌.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