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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그 수비 때문에 한국에 온 건 아니다. 내가 핸들링 해야 할 부분이다."
키움 새 외국인타자 윌 크레익은 메이저리그에 관심이 많은 팬들에겐 이미 제법 큰 임팩트를 남겼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이던 5월28일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서 '황당한 역주행'을 펼쳤기 때문이다.
피츠버그가 0-1로 뒤진 3회말, 2사 2루였다. 하비에르 바에즈가 3루 땅볼을 쳤고, 1루수 크레익은 3루수의 송구를 받기 위해 베이스를 비워야 했다. 포구한 크레익은 당연히 1루를 밟으면 이닝 마무리.
그러나 바에즈가 뒷걸음했다. 그러자 크레익은 돌연 바에즈를 쫓았다. 태그를 하려고 했다. 순간적인 착각이었다. 그 사이 2루 주자가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 들었다. 크레익의 본헤드 플레이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그랬던 크레익은 2개월 반이 지난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모습을 드러냈다.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KBO리그에 입성, 키움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그 수비 때문에 한국에 온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팬들이 그 수비 때문에 관심을 가졌고, 화제가 된 건 내가 핸들링 할 부분이다"라고 했다. 담담한 말투 속에 다시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가 보였다. 실제 키움은 크레익의 그 역주행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내부적으로 수비력이 탄탄하다는 확신이 있다. 크레익은 1루와 3루, 코너 외야 수비가 가능하다. 특히 내야보다 외야가 빈약한 키움 사정을 듣고 외야수비까지 충실하게 연습했다는 후문이다. 홍원기 감독은 크레익의 13일 합류 및 훈련 장면을 본 뒤 "3루수를 맡겨도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키움은 김민성(LG)의 이적 후 확실한 주전 3루수가 없다. 주전 1루수 박병호는 지난해부터 하락세가 역력하다. 외야도 송우현의 음주운전 혐의 및 퇴단으로 약화됐다. 이래저래 크레익의 활약이 중요하다. 홍 감독은 "포지션은 조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수비보다 중요한 건 타격이다. 키움 타선은 리그 정상급과 거리가 있다. 외국인타자의 도움이 절실하다. 홍 감독은 "배팅훈련을 보니 적응하는데 긴 시간이 걸릴 것 같지 않다. 힘 있는 타자다. 팀 입장에선 수비보다 배팅이 중요하다. 많은 타점을 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크레익은 자신을 갭히터(좌우중간으로 장타를 많이 날리는 유형)라고 소개했다. "2루타,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다. 격리 기간에 올림픽 야구와 KBO리그를 봤다. 공격, 수비, 주루 모두 후회 없이 준비하겠다. 곧 100% 컨디션이 될 것"이라고 했다.
13일 잠실 두산전서 대타로 등장, 좌선상 2루타를 쳤다. KBO리그 적응기는 이제 시작이다. 크레익은 "한국은 환경과 문화가 미국과 다르다. 그런 것을 적응해야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 고척스카이돔에 적응하기만 하면 된다. 성적은 내가 신경 쓸 영역이 아니다.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했다.
[크레익. 사진 = 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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