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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등판시 마이너리그 동료들에게 '감사 회식비' 전달 관행있어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왼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명단(IL)에 올라 있는 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33)이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테네시주 멤피스 오토존 파크에서 열린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산하 트리플A팀 멤피스 레드버즈 유니폼을 입고 밀워키 브루어스 팀 내슈빌 사운즈를 상대로 2이닝을 던졌다. 투구 내용은 2이닝 2피홈런, 2탈삼진, 2실점(자책)이었다. 김광현의 재활 등판은 투구 내용과 무관하다. 단순히 구위와 팔꿈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올시즌 19경기에서 6승6패 평균 자책점 3.36을 기록 중이던 김광현은 지난 10일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으로 옮겨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22일 현재 메이저리그 액티브 로스터(active roster) 복귀 일정과 선발 혹은 불펜이 될지 보직도 미정이다. 중요한 것은 염증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 제재 ‘코르티존’을 주사한 왼 팔꿈치 상태이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마이너리그 팀으로 이동해 재활 투구를 할 때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재활 투구는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일시 합류한 선수의 훈련을 도와주는 경기이다. 트리플A도 페넌트레이스를 하고 있는데 메이저리그 재활 투수가 선발 자리를 맡아 실전 감각을 회복하기 위한 투구를 하게 된다. 김광현이 재활을 위해 선발 등판한 날 예정돼 있던 트리플A 멤피스 레드버즈 투수는 등판을 하루 미루거나 건너 뛰어야 했다.
그래서 재활 등판을 한 메이저리그 투수는 돌아 갈 때 자신을 도와준 트리플A 선수단을 위해 회식비를 내놓는다. 감사(gratitude)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다.
트리플 A 선수들의 연봉은 최고가 10만 달러이다. 메이저리그는 평균연봉이 수백만 달러이다.김광현의 올시즌 연봉은 400만달러(약 45억원)에 달한다.
메이저리그를 꿈꾸며 땀을 흘리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회식비로 ‘수표(체크)’를 써서 남기고 가는 것은 메이저리그의 오랜 관행이다. 액수는 정해진 것이 없다. ‘팁’ 문화가 있는 미국이어서 본인이 알아서 정한다.
과거 메이저리그 현장 취재 경험에 의하면 1000달러(약 110만원) 정도가 기본이었고 그 열 배를 내놓고 가는 선수들도 있었다고 들었다. 자신들도 그런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성공했기 때문에 마이너리거들의 어려움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갔다가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떠나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다. 그런 관행을 모를 수도 있기 때문에 무작정 비난 할 일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2년 차인 김광현이 재활 등판을 마치고 ‘지갑을 열어’ 수표를 써서 감사의 표시로 회식비를 남겼는지 궁금하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는 그런 관행이 없어 김광현도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사진=AFPBBNews]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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