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닥공 했어요."
SSG는 후반기 들어 극심한 투타 침체를 드러내며 6위까지 밀려났다. 선발진과 불펜이 가릴 것 없이 번갈아 무너졌고 타선도 찬스에서의 응집력이 떨어졌다. 좀처럼 투타 밸런스가 맞아떨어지지 않으면서 27일 수원 KT전까지 6연패했다.
28일 인천 KIA전은 반드시 연패를 끊어야 했다. 에이스 윌머 폰트가 나갔기 때문이다. 보통 에이스가 등판하면 감독은 수비 위주의 안전한 라인업을 꾸린다. 에이스가 점수를 적게 줄 것으로 예상하고 경기 플랜을 설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원형 감독은 28일 경기서 고종욱(좌익수)-박성한(유격수)-오준혁(우익수)-추신수(지명타자)-최주환(1루수)-김성현(2루수)-최지훈(중견수)-이흥련(포수)-김찬형(3루수)으로 선발라인업을 꾸렸다. 공격 위주의 라인업이었다.
수비를 생각했다면 고종욱이나 오준혁 대신 베테랑 김강민을 사용하는 게 맞다. 추신수가 고정 지명타자가 되면서 우익수로 꾸준히 나선 한유섬도 빠졌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고종욱과 27일 KT전서 3안타를 날린 오준혁의 좋은 감각을 믿었다.
김원형 감독도 "닥공 했어요"라고 했다. 오준혁은 경기 도중 교체됐지만, 최근 타격감이 뜨거운 고종욱은 1-1이던 2회말 2사 만루서 임기영의 140km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중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김 감독의 '닥공'은 성공했다.
김 감독은 29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공격은 사실 상대 투수 컨디션에 따라 더 활발하게 풀릴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어제는 과감하게 외야 수비진을 준혁와 종욱이로 꾸렸다. 준혁이는 전날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연패 중에 이것 저것 다 해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최대한 공격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일종의 도박이었지만, 6연패를 끊었다. 모처럼 타격이 화끈하게 터지며 12-4로 완승했다. 김 감독은 최근 조원우 벤치코치, 최경철 배터리코치 등 코칭스태프 조정에 대한 효과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나 혼자의 머리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코칭스태프에 변화를 줬고, 얘기를 들었다. 물론 에이스가 점수를 줄 확률은 적지만, 어제는 닥공으로 가봤다. (이)흥련이가 리드를 잘 했고, 리드를 하면 준혁이는 2~3번째 타석까지 볼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김원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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