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이 약 1년 만에 올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간절했던 승리였다.
서준원은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11차전,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82구,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서준원은 지난 2020년 9월 11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357일 만에 감격의 승리를 맛봤다. 서준원의 역투 덕분에 롯데는 더블헤더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지난 2004년 9월 22일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전 이후 6190일 만에 더블헤더 싹쓸이를 기록했다.
서준원은 고교시절 청소년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을 만큼 재능은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서준원은 데뷔 후 2년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올 시즌 초반에는 선발 자리도 지키지 못했다. 불펜 투수로 시즌을 맞이 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도 없었다. 절치부심한 서준원은 2군으로 내려간 후 다시 선발 투수를 준비했고, 올해 두 번째 선발 등판 경기에서 첫 승을 거뒀다.
이날 서준원은 최고 149km 직구(34구)를 바탕으로 체인지업(20구)-슬라이더(16구)-커브(12구)를 섞어 던지며, 한화 타선을 막아냈다. 경기후 서준원은 "(지)시완이 형을 비롯해 감독, 코치, 동료들이 '오늘 믿고 맡길 테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하셨다"며 "볼 배합도 시완이 형이 내가 원하는 대로 바로바로 내줬다. 주변에서 믿어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행착오를 겪는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서준원은 "그동안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자책도 많이 하면서 자신감도 떨어졌었다. 오늘 승리는 정말 간절했다. 5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데, 울 것 같았다"며 "6회 욕심도 났지만, 잘 끊어주셨다. 5회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힘을 쏟아냈다"고 설명했다.
부진의 요인은 정신적인 문제로 꼽았다. 서준원은 "최근 부진은 멘탈적인 문제가 컸다. 그동안 스스로 자책을 너무 많이 했다. '왜 이럴까',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감, 자존감도 떨어졌었다"며 "한 경기로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되찾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준원은 "최근 아내가 내 눈치를 보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예전과 달리 힘도 없어 보이고, 말하는 것도 달라졌다고 하더라. 엊그제는 '요즘에 인터뷰를 너무 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내가 '인터뷰하고 올게!'라고 말했는데, 다행히 기분 좋게 밝은 얼굴로 아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롯데는 이날 더블헤더 1~2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후반기 선취점을 뽑아낸 경기에서 10승 1무로 승률 100% 공식을 유지했다. 서준원은 "공식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선취점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며 "앞으로 이기는 경기, 지더라도 만족하는 경기를 하고 싶다. 그리고 꾸준함을 바탕으로 더 발전하고, 변한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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