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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포스트시즌 진출권에서 완전히 멀어지는 듯 했던 토론토는 7일(이하 한국시각) 선발투수 류현진의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앞세워 뉴욕 양키스를 8-0으로 완파하고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아직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머무르고 있으나 같은 지구 3위이자 와일드카드 2위 보스턴 레드삭스를 3경기차로 따라 붙으면서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토론토의 최근 상승세에는 '투타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존재한다. 먼저 류현진과 원투펀치를 이루는 로비 레이의 후반기 피칭은 '명품' 그 자체다.
레이는 올해 166이닝을 던져 11승 5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166이닝과 평균자책점 2.60은 아메리칸리그 선두에 오를 만큼 레이의 활약이 엄청나다. 전반기에도 7승 4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준수했지만 후반기에는 4승 1패 평균자책점 1.79로 웬만해서는 그를 막을 수 없다. 류현진이 "레이의 슬라이더를 보고 공부했다"고 할 만큼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눈여겨볼 것은 레이의 올해 연봉이 800만 달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지난 해만 해도 1승 1패 평균자책점 4.79에 그치며 토론토와 1년 80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는데 이렇게 '초대박'을 터뜨릴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레이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로도 언급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토론토가 FA 자격을 얻을 레이를 붙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8월말 "레이가 지금과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사이영상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FA 시장에 나올 수도 있다"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평가는 지금도 유효하다. 레이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 토론토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타선에서 토론토의 상승세를 이끄는 선수는 바로 마커스 세미엔이다. 류현진이 시즌 13승째를 거둔 날, 세미엔은 1회초 선제 솔로포와 9회초 만루홈런까지 터뜨리며 양키스 마운드를 맹폭했다. 올해 그가 기록한 홈런만 벌써 37개. 홈런은 이미 커리어 하이를 넘어섰고 타점(87개)도 6개만 추가하면 역시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작성한다. 토론토 역사상 미들 인필더(유격수~2루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갈아치웠다. 'MLB.com'은 지난달 구단별 가장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FA를 선정했는데 토론토에서는 세미엔을 뽑았다.
토론토가 올 시즌을 앞두고 세미엔과 합의한 계약 내용은 1년 1800만 달러였다. 레이와 마찬가지로 올 시즌 종료 후 또 한번 FA 자격을 행사할 수 있다. 하필 FA로 1년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초대박'을 터뜨려 토론토는 기쁘면서도 내심 겨울 시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마커스 세미엔(왼쪽)과 로비 레이.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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